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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순수예술, 미디어 효과는 ‘순간’…여전히 장르 편중 심각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07.18 13:00
수정 2021.07.18 13:35

클래식·오페라·무용·전통예술 등 매년 10%가량 성장

"내부적으로 탄탄한 레퍼토리 보유해야"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무대 사진 ⓒ 국립극장

소수 마니아 사이에서만 사랑을 받아왔던 순수예술이 최근 국악 밴드 이날치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등을 통해 대중적으로 주목을 받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공연시장에서 순수예술이 차지하는 비중도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업계 관계자들도 내부적으로 기존 관객층 외 신규 관객을 유치하려는 시도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인터파크가 공개한 최근 5년간 공연 장르별 판매금액을 바탕으로 장르별 비중 변화를 따져보면, 상업예술인 뮤지컬의 비중이 여전히 크지만, 코로나 이전 순수예술인 클래식·오페라, 무용·전통예술 시장은 2016년에 비해 각각 47.1%, 42.9% 증가했다. 1년에 평균 10~15%가량의 성장을 이룬 셈이다. 해당 기간 뮤지컬 장르가 차지하는 비율은 축소되고, 연극이 정체되어 있는 사이 클래식·오페라, 무용·전통예술이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은 뮤지컬 시장의 비중이 58.8%까지 치솟았고, 연극도 7.2% 비율을 보였다. 클래식·오페라의 경우 3.3%, 무용·전통예술은 0.9%로 감소했다. 이는 순수예술 분야의 국공립극장, 국립예술단체 등과 민간단체의 규모에 큰 차이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여파로 국공립극장이 오랜 기간 문을 닫으면서 전체 비중이 확연히 떨어졌다. 이는 국립예술단체의 약진만으로 전체 순수예술 시장이 확대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체 순수예술 시장이 확장, 확대되기 위해서는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고 관객들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순수예술의 대중화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인터파크

한 예로 국립극장은 2012년에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한 것을 들 수 있다. 국립극장 내의 창극단, 무용단, 국악단과 관객들이 접해보았을 가능성이 높은 연극이나 뮤지컬 등의 창작자들과의 협업으로 새로운 관객 유입을 시도했다. 여기에 새로운 관객들을 붙잡아 두기 위한 탄탄한 레퍼토리도 마련됐다. 창극단의 ‘트로이의 여인들’ ‘패왕별희’, 무용단의 ‘묵향’ ‘향연’ ‘회오리’ 등의 공연을 통해 관객층을 확대했다는 평이다.


특히 일각에선 각종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국악이나 뮤용, 클래식, 오페라 등이 주목을 받으면서 순수예술 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이날치 밴드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를 통해 국악에 대한 젊은 세대의 새로운 시각이 형성되고, 새로운 관객층으로 연결되는 효과를 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업계 내부에선 미디어를 통한 대중화의 지속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과거 인기리에 방송됐던 ‘댄싱9’ ‘댄싱 위드 더 스타’ 등을 통해서도 무용계의 스타 안무가가 등장하고, 일시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그 관심이 고정적인 관객층으로 확보되진 못했다는 의견이다.


한 예술단체 관계자는 “SNS나 유튜브, 방송을 통해 주목을 받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방송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동시에 내부적인 변화도 병행돼야 한다. 대중들에겐 여전히 ‘순수예술은 어렵다’는 인식이 박혀 있다. 이런 인식을 방송이나 유튜브 등에서 환기시키는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이런 흐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수예술이란 장르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관객들을 잡아두기 위해선 그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사고를 관객 중심으로 전환하고, 제작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는 많은 예술단체들이 이런 부분을 받아들여 조금씩 관객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상업예술 쪽으로의 장르 편중이 심각하지만 내부적으로 탄탄한 레퍼토리를 구축한다면 조금씩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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