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구경도 못 했는데…” 호주 접종장려 광고에 2030세대 뿔났다
입력 2021.07.13 13:59
수정 2021.07.13 13:59
호주 정부에서 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광고가 당국 실정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2030세대의 반발을 사고 있어 백신 정책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부터 호주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장려하기 위해 선보인 30초짜리 광고 영상에는 한 젊은 여성이 병원에서 산소호흡기를 단 채 거친 숨을 내쉬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어 화면에는 “누구라도 코로나19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집에 머무세요.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백신을 예약하세요”라는 문구가 나온다.
해당 광고는 호주 정부가 최근 코로나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코로나19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한 것이다.
하지만 젊은 여성을 내세워 젊은 층에 접종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광고의 의도와 달리, 현재 호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가능 연령은 40세 이상이다. 2030세대는 백신을 맞고 싶어도 맞지 못한다는 점.
이에 접종 자격이 안 되는 연령층에 백신 접종을 장려하고 있는 정부를 향해 2030세대는 ‘현실과 동떨어졌다’란 반응을 보이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호주 머독 아동 연구소의 제시카 카우프만 박사는 “백신이 부족해 접종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예약하라’고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또한 시드니대의 줄리 리스크 교수 역시 “이처럼 강렬하고 감정적인 메시지를 담은 광고는 백신 공급이 충분할 때 해야 한다”며 “동기 부여를 해놓고 현실에선 접종할 수 없다면 (젊은이들은) 분명 화가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자 광고 논란에 대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생생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집에 머물고 방심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있으며, 젊은 층들이 공동체를 위험에 밀어 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에는 비판이 있기 마련”이라며 “불과 몇 주 전에는 저승사자를 인용해서라도 광고를 더 강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호주는 선진국 중에서는 비교적 낮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 한 자리 수까지 떨어졌던 신규 확진자 수는 12일 100명 넘게 발생하며 확산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