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일의 역주행] ‘또 나온다면? 가을야구는??’ 신뢰 저버린 KBO리그
입력 2021.07.13 07:36
수정 2021.07.13 07:41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리그 중단 결정
형평성 논란, 가을 야구에 대한 걱정만 늘어
사실상 2개 구단(NC와 두산)을 위해 리그 중단 결정을 내린 KBO(한국야구위원회)에 팬들의 십자포화가 쏟아지고 있다.
KBO는 12일 야구회관에서 10개 구단이 참여한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리그 중단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3시간 격론 끝에 도달한 결론은 ‘리그 중단’이었다.
이로써 KBO리그는 13일부터 18일까지 예정된 30경기를 중단한 뒤 올스타전 및 도쿄올림픽 휴식기에 들어간다. 리그 재개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한 달 뒤인 8월 10일이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는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정도로 비상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상향 조정에 따라 KBO리그 역시 무관중 경기로 전환됐다. 여기에 NC와 두산 선수단에도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다.
결국 KBO는 선수단 전체의 안전을 위해 리그 중단의 칼을 빼들었다. 그러나 원칙은 무시됐고 특정 구단 봐주기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BO가 올 시즌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선수단 내 확진자 발생 시 '확진자 및 자가격리대상 인원수와 상관없이 구단 대체 선수들을 투입해 리그 일정을 정상 진행한다'라고 명기되어 있다.
즉, NC와 두산은 자가격리 중인 선수들을 제외하고 2군서 선수들을 올려 경기를 치러야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서 맞붙었던 두 팀은 올 시즌 상위권 도약에 어려움을 겪으며 중위권서 힘겨운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만약 리그가 그대로 진행됐다면 1군 선수들의 상당수를 빼고 경기를 치렀어야 했기 때문에 고전이 불가피했다.
NC는 이번 주 선두 KT, 주말에는 연승 중인 KIA를 만나고, 두산 역시 SSG, KT 등 상위권 팀들과 맞대결일 벌일 예정이었다. 형평성 논란이 불거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리그가 재개되고 혹시 모를 확진자가 다수 발생할 경우도 문제다. 다시 ‘리그 중단’의 칼을 빼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선택으로 인해 형평성과 관련한 매우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됐다.
올 시즌에는 도쿄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에 대표팀에 차출에 따라 19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3주간 리그가 중단된다.
KBO는 지난해처럼 올 시즌도 144경기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예정된 리그 종료 시점은 10월 8일이다. 여기에 이번 리그 중단으로 인한 일주일간의 일정, 그리고 우천 등 취소된 경기 등에 대한 재편성 등을 고려하면 페넌트레이스는 2~3주 뒤로 미뤄져 끝난다.
즉, 최악의 경우 11월에 포스트시즌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게 된다. 지난 시즌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리그 개막이 한 달 뒤로 미뤄져 11월에 가을 야구가 시작됐다. 추운 날씨를 고려해 플레이오프부터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됐고, 팬들의 실망감도 상당했다.
이로 인해 첫 가을 야구에 진출한 KT와 첫 우승의 NC 모두 안방서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올 시즌도 이러한 상황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