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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봉 9000만원' 신의 직장 마사회, 이번에는 김우남 회장 검찰 송치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입력 2021.06.24 16:08
수정 2021.06.24 16:26

김우남 "직원 업무미숙 질책" 폭언 혐의 부인했지만, 사퇴 가능성…靑 "다른 직원에도 욕설"

지난해 4604억원 영업손실에도 임직원 성과급 '197억'…경마장 근무자 극단적 선택 논란 가중

LH보다 낮은 평가에 경영공백 사태까지…매년 갈수록 총체적 졸속·방만경영 어쩌나

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이 지난 3월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자신의 측근 인사 채용 지시를 거부한 직원에게 폭언을 퍼부은 혐의로 고발된 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이 검찰에 송치됐다.


최근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최저 등급을 받은 한국마사회는 김 회장 막말 파문으로 경영공백까지 현실화 되면서 '총체적 난국'에 직면한 모양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강요미수·업무방해 등 혐의로 김 회장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민주당 3선 의원 출신인 김 회장은 지난 3월 회장 취임 직후 자신의 의원 시절 보좌관을 마사회 비서실장으로 특채하라는 지시를 거부한 인사 담당 직원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부은 혐의를 받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김 회장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경기 과천시 소재 마사회를 관할하는 경기남부청은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를 벌였다.


김 회장은 경찰 조사에서 "직원의 업무 미숙을 질책했을 뿐 채용을 강요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이 특채하려던 보좌관은 비서실장으로 채용되지는 않았지만 비상근 형태의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논란이 거세게 확산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감찰을 지시했고, 청와대는 "김 회장이 해당 직원뿐 아니라 다른 직원에게도 욕설과 폭언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감찰 결과를 발표했다.


청와대로부터 감찰 결과를 넘겨받은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마사회 현지 감사를 시행하고 김 회장에 대한 처분 방법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이 가볍다고 판단되면 엄중 경고에 그칠 수도 있지만, 검찰 송치에 청와대 감찰까지 이뤄진 사안인 만큼 김 회장의 사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9000만원에 육박하며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국마사회는 총체적 방만경영으로 그동안 숱하게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다. 지난 18일 발표된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등급인 E등급(아주 미흡)을 받는 등 졸속경영 논란이 끊이지 않고있다. 평가대상 공기업 가운데 E등급은 마사회가 유일하며 이는 '신도시 땅 투기' 논란으로 D등급을 받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보다도 낮은 등급이다.


기획재정부는 "권익위 청렴도 평가 결과 3등급, 부패방지시책 평가 4등급, 경마장 기수의 높은 재해율을 고려한 결과"라고 경영평가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마사회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1018억원에 영업손실 4604억원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경마 중단 사태를 겪으면서 경영실적이 대폭 악화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마사회는 지난해 임직원 성과급으로 197억원을 지급했고, 평균 연봉도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8970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경마장 근무자들의 연이은 극단적 선택은 마사회 관련 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2019년 11월 한 기수는 "더럽고 치사해서 정말 더는 못하겠다"며 부정 경마와 불공정 채용 시스템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전에도 9명의 기수와 마필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지난 3월 마사회에 대해 문책 2건, 주의 2건, 통보 5건 등 개선 사항 9건을 지적했다는 내용의 기관정기감사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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