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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 캐릭터 시장②] “지속가능한 스토리가 곧 경쟁력”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06.21 09:19 수정 2021.06.23 15:35

영화·게임서 활용되던 세계관 마케팅이 유통업계까지

주소비자층인 MZ세대 공감·친밀감 형성해야

ⓒ빙그레

과거 다소 진부한 마케팅으로도 여겨지던 캐릭터 마케팅은 최근 주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들을 중심으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MZ세대들은 자기만의 독특한 서사를 구축한 캐릭터에서 흥미를 느끼고 열광한다. 이는 곧 캐릭터의 인지도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펭수도 교육방송 EBS에서 교육적 목적을 두고 빚었지만, 기존의 아동을 위한 캐릭터와는 사뭇 다른 성격을 보인다. 여기엔 펭수에게 부여된 스토리가 바탕이 된다. 펭수는 인기 크리에이터를 꿈꾸며 남극에서 헤엄쳐온 펭귄이라는 세계관을 기본으로, MZ세대의 정서와도 맞아떨어지는 펭수의 발언이 큰 인기를 모았다. 여기에 펭수의 자유분방함을 담을 수 있는 유튜브 플랫폼을 공략한 것이 성공의 중요한 ‘키’(Key)가 됐다.


세계관 마케팅은 과거 영화나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주로 활용됐다. 이후 아이돌 그룹들이 저마다의 세계관을 형성하며 ‘팬덤’을 구축했고, 최근에는 유통업계까지 세계관이 적극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탄탄하게 짜인 세계관을 통해 브랜드 스토리와 방향성을 전달하면 브랜드 몰입을 높이는 동시에 구매를 유도해 매출 성장까지 견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카카오 프렌즈는 유통업계의 캐릭터 마케팅 롤모델로 꼽히는 만큼, 재미있는 세계관과 스토리는 물론 이를 바탕으로 한 게임·영상 등 다른 콘텐츠로 만들어내면서 캐릭터 IP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캐릭터 사업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면서 ‘라이언 전무’로 불리는 라이언은 곰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갈기 없는 수사자’다. 아프리카 둥둥섬 왕위 계승자로 자유로운 삶을 동경해 탈출했다는 배경을 갖고 있다.


또 2017년 11월 공개된 카카오의 새로운 자체 캐릭터인 니니즈는 벌레라는 오해를 받지만 사실은 취업준비생 신분의 공룡인 ‘죠르디’ 등 7종류의 동물 캐릭터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해엔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에 웹툰 ‘죠르디24’가 연재되며 인기를 끄는 등 제2의 국민 캐릭터로 도약하고 있다.


ⓒ심삿갖의 보물지도, 제이릴라 SNS

식품업계 대표적인 이색 세계관에는 빙그레 유니버스가 있다.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라는 콘셉트로 팔로워들과 소통하는 가상의 캐릭터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를 등장 시킨 것이다. 빙그레 대표 제품으로 의상과 소품을 스타일링하며 MZ세대들의 재미를 돋웠다. 실제 빙그레우스 등장 이후 빙그레 SNS 팔로워는 급증했고, 빙그레우스 세계관의 인기가 높아지자 투게더, 메로나 등 자사 제품을 의인화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빙그레 왕국 세계관’을 구축해 나갔다.


센세계그룹도 캐릭터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먼저 신세계푸드의 고릴라 ‘제이릴라’는 요리와 야구를 좋아해 지구의 삶을 꿈꾸며 고향인 화성을 떠났다. 제이릴라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연상케 한다. 신세계면세점도 ‘심삿갖’이라는 브랜드 캐릭터를 내놓았다. 심삿갖은 조선시대에서 타임슬립한 가상의 인물로, 이름은 신세계면세점의 초성(ㅅㅅㄱㅁㅅㅈ)을 활용했다. SSG닷컴도 ‘장보기 반장’ ‘할인 감독관’이라는 페르소나를 부여한 ‘오반장’을 탄생시켰다.


이밖에도 승승장구하는 캐릭터들이 늘었지만, 모든 캐릭터들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성공 사례 못지않게 실패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캐릭터 마케팅의 인기에 공공기관, 지자체들도 저마다의 캐릭터를 내놓았지만 성공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업계 홍보 관계자는 이 같은 캐릭터 마케팅 실패 이유로 “평면적인 캐릭터에 입체적인 생명력을 불어넣으려면 절대적으로 캐릭터의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아이돌 그룹들이 세계관을 내세우면서도 모두가 성공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캐릭터 마케팅의 실패 사례들을 보면 이런 스토리텔링이 존재하지 않거나, 대중을 설득시키지 못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성공하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선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몰입 가능한 스토리텔링을 입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이야기, 즉 대중들이 다음 스토리에 호기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스토리가 이어지면서 결국 하나의 세계관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이는 MZ세대와의 친밀감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이고, 곧 브랜드 충성도로도 이어진다”고 내다봤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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