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변 장면 촬영에 패드립까지…피해 학생 아버지 울분의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동급생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한 학생이 자퇴를 선택해 학생의 부모가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을 호소하고 나섰다. 피해 학생은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모습을 찍히는 등 끔찍한 시간을 보냈지만, 가해자들이 받은 처벌은 출석정지와 특별교육이 전부였다.

이에 지난달 피해 학생의 아버지 A씨는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의 학부모입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제 아들은 지속적으로 학교폭력을 당하다 자퇴했지만 가해 학생들은 버젓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며 “이들에게 내려진 징계는 겨우 출석정지 10일과 특별교육 3일이 전부였다”고 하소연했다.

A씨의 진술에 따르면 피해 학생 B군은 지난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가해자들의 지독한 괴롭힘에 시달렸다. 가해자는 총 5명으로, 이들은 B군의 어머니나 누나 등 가족을 언급하며 상스러운 욕설을 반복적으로 했다. “너희 엄마 노래방 다니냐”, “누나 속옷을 보여달라”는 등의 모욕적인 말도 수차례 이어졌다.

또한 B군의 물건을 수시로 가져가 숨기고 신체 일부를 걷어차거나 주먹으로 때렸다. 마시던 음료를 뱉거나 물을 뿌린 적도 있었다.

ⓒMBC 영상 캡처

특히 지난해 9월엔 학교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던 B군의 모습을 가해자가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가해자는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브이(V)를 하면 화장실 문을 닫아주겠다”고 말했다.

결국 견디다 못한 B군은 담임 교사를 찾아가 “가해자들이 없는 다른 반으로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교사는 이유에 대해 자세히 묻지 않고, 다른 반으로 바꾸기 힘들다고 말했다.

뒤늦게 B군이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학교 측에 “선도위원회에서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가해자들을 퇴학시키고 담임 및 선도위원회 교사도 징계를 내렸으면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A씨의 청원은 11일 오후 5시 기준 4093명의 동의를 받았으며 당일 종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