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역겹다'는 北 평론가에…서욱 "예의없는 언행 유감"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1.05.31 14:06
수정 2021.05.31 14:06

北, '평론가 명의'로 文대통령 비판

서욱 국방부 장관은 31일 북한 평론가가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에 대해 환영 입장을 표한 문재인 대통령을 '역겹다'고 평가한 것과 관련해 "예의 없는 언행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련 북한 보도를 "매우 부적절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국제문제평론가라는 김명철 명의의 글을 통해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설레발을 치며 지역 나라들의 조준경 안에 스스로 머리를 들이민 남조선 당국자 행동에 대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을 저질러 놓고는 죄의식에 싸여 이쪽저쪽의 반응이 어떠한지 촉각을 세우고 엿보고 있는 그 비루한 꼴이 실로 역겹다"고 전한 바 있다.


서 장관은 "한 나라 국방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평론가 수준에서 한 얘기를 대응하는 것이 마땅치 않다"면서도 "국가원수에 대한 예의 없는 언행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 역시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개인명의의 글인 만큼 정부가 직접 논평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북한의 반응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에서 계속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 차원의 메시지가 아닌 만큼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관련 내용을 보도한 것은 '공적인 성격'이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 장관은 관련 보도를 내놓은 매체가 "조선중앙통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명의가 국제문제 평론가이기 때문에 북한의 공식적 반응으로 평가하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야당은 북한의 선을 넘는 비판이 국민 자존심에 생채기를 냈다며 보다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설레발 친다' '역겹다' 등의 표현을 언급하며 "북한이 이런 언행을 공식 논평이든 아니든 언론을 통해 공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자존심은 상할 대로 상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통일부는 문 대통령을 '미국산 앵무새'에 비유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명의 담화에 대해선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져야 한다"며 맞대응한 바 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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