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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8월 디지털화폐 실험 착수...빅테크·시중은행 입찰 경쟁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1.05.24 16:39 수정 2021.05.26 17:03

용역 사업자 선정 위한 입찰 공고

네이버, 카카오, 시중은행 참여 전망

가상화폐 이미지 ⓒ 픽사베이

한국은행이 오는 8월부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 실험을 본격 추진한다. 한은은 이번 모의실험은 디지털 화폐 발행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고 재차 선을 그었으나, 글로벌 각국서 디지털화폐 시장에 적극 대응하는 만큼 국내 빅테크와 시중은행들의 합종연횡이 예상된다.


한은은 24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연구 용역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사업예산은 49억6000만원 이내이며, 사업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0개월이다. 한국은행은 CBDC 제조‧발행‧환수 업무를 담당하고, 민간이 이를 유통하는 2단계 운영방식으로 진행된다.


실험 서버는 기존 거액결제시스템과는 별도로 설치해 운영한다. 연말까지 CBDC 기본 기능에 대한 1단계 실험을 완료하고, 2단계 실험은 내년 6월까지 실행할 예정이다.


현재 입찰 참여업체로 거론되는 곳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라인플러스 컨소시엄, 카카오페이와 그라운드X 컨소시엄, 신한은행과 LG CNS 컨소시엄, 하나은행과 포스텍 크립토블록 체인연구센터 등이다.


앞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그라운드X를 통해 CBDC 실험 사업에 응모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또 다른 계열사 라인플러스와 함께 한은의 CBDC 모의실험 준비팀을 발족시키고 대응해왔다. 라인은 지난해 한은의 ‘CBDC 파일럿시스템 컨설팅 용역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카카오 역시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그라운드X 등과 입찰을 준비해왔다.


LG CNS 역시 신한은행과 함께 CBDC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LG CNS는 한은과 CBDC 기술검증을 진행한 바 있다. 양사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플랫폼을 시범 구축했다.


CBDC모의실험 환경조성은 분산원장 기반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분산원장이란 거래정보를 기록한 원장을 특정 기관의 중앙 서버가 아닌 공유(P2P) 네트워크에 분산해 참가자가 공동으로 기록·관리하는 기술을 가리킨다. 한은이 CBDC를 발행하면 참가기관이 유통, 가상공간인 클라우드에서 작동하는 방식이다.


한은은 이번 모의실험을 통해 가상 환경에서 CBDC 제조 및 대금 결제까지 시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금융•IT업계는 모의실험 입찰을 통해 향후 본 사업 수주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방식의 CBDC 발행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과 법정화폐의 장점을 고루 갖춘 가상자산으로, 암호화폐와 달리 변동성이 적은 것이 강점이다. 미국 등 글로벌 중앙은행의 80%가 CBDC 도입 연구를 진행중인 가운데 한국도 관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은은 CBDC 발행은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윤성관 한은 디지털화폐연구 팀장은 “이번 모의실험은 연구 차원이며 CBDC 도입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CBDC 발행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한은의 기본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미래 지급결제 환경이 급변할 것에 대비해 CBDC를 연구 중인 것"이라며 "향후 현금 이용 비중이 급감하는 상황이 온다면 화폐처럼 안전한 공공 지급수단으로서 기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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