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젊은이들이 희망이다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1.05.20 07:00
수정 2021.05.19 21:04

이 땅의 젊은이들 다시 공정(公正)의 문제 제RL

비수는 여당뿐 아니라 정치권과 기성세대에 경고

ⓒ데일리안 DB

신록의 계절 5월은 두 얼굴을 갖고 있다. “5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인가 하면 “5월이 오거든, 날 선 비수 한 자루 가슴에 품어라”고 노래한 시인도 있다.


5월, 이 땅의 젊은이들이 다시 공정(公正)의 문제를 제기한다.


스물한 살 청춘들은 이 나라, 이 정부가 약속한 ‘공평과 올바름’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묻고 있다. 그리고 정부가 지금 가는 길이 바르지 않다면, 바른길로 돌아가기를 요구하고 있다.


과거 정부의 무원칙과 반칙, 특혜 등에 분노한 젊은이들은 새 정부의 출범에 큰 기대를 품었다.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 그리고 정의로운 결과”, 지구상의 어느 정부가 이보다 더 멋진 약속을 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4년, 집권 민주당은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 나이 든 연령층은 진즉에 떠났지만, 이 정부의 지지층으로 간주된 젊은이들도 흔들리고 있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젊은이들의 지지율은 공정성 문제가 부각될 때마다 심하게 요동쳤다는 사실을 눈 밝은 사람들은 보고 있었다.


‘아빠 찬스’의 대명사 조국, ‘엄마 찬스’의 추미애, ‘반일죽창가 찬스’ 윤미향, 이들은 이전 어느 정부의 권세가보다도 더 악랄하고 진화된 수법으로 사욕을 챙겼다. 그리고 누구보다 뻔뻔했다. 남의 일 보듯이 했다. 문 정부 권세가들의 이런 모습에 젊은이들은 분노했다.


성추행에서 비롯된 보궐선거에 당헌을 고치고 출마한 여당 후보를 젊은이들은 투표로 응징했다. 그리고 그동안 잃었던 말을 되찾았다.


민주당 내의 초선 의원 모임인 ‘더 민초’에서 지난 6일 가졌던 간담회는 가슴 서늘한 자리였다. 젊은이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해 사과를 했나, 안 했나?”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에 대해, 배후가 있다고 하는 등 사실과 다른 주장을 계속 방송하는 김어준 씨는 성역인가”하고 따졌다.


이들의 바른말은 계속된다.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은 어디 갔나?” “민주당은 개혁의 주체일 수도 있지만, 개혁의 대상일 수도 있다” “과거 정유라 씨의 특혜에 대해 분노했었는데, 조국과 윤미향 사태 등으로 여당에 엄청나게 실망했다”


지난 17일, 송영길 민주당 새 대표가 마련한 ‘20대 초청 간담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옛날에는 자유한국당 지지하냐가 놀림이었는데, 지금은 민주당 지지하냐가 더한 놀림이 됐다” “비리가 발생하면 네 편 내 편 없이 공정하게 처리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청년들은 1000만원 3000만원 현금 지원 공약에 속아 표 안 준다. 정의와 공정이 바로 서기를 바랄 뿐이다”


청춘들이 날리는 이 비수는 여당뿐만 아니라 정치권 전체와 기성세대에 대한 경고일 것이다.


선각자 도산(島山) 안창호(1878~1938)도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고 했다. “청년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했다. 다행히 이 땅의 젊은이들은 퍼렇게 살아 있었다.


건강한 젊은이들의 존재는 지난 4월의 보궐선거 결과로 증명됐다. 민주당은 말로는 ‘죽비를 맞았다’고 하지만, 아직도 궤변과 독선으로 공정과 정의를 욕보이고 있다. 법원과 검찰, 법무부, 청와대 등 권력의 곳곳에는 위선과 내로남불의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이들은 쉬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젊은이는 미래의 주역이다. 이들이 2~30년 뒤 이 나라를 이끌어 간다.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고 이제 내 집 마련까지 단념하는 젊은이들에게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 젊은이들은 가장 많은 준비를 하고도 출발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많은 시간을 들여 열심히 공부하고 경험을 쌓은 청춘들이 꿈을 펼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책임은 기성세대의 몫이다.


젊은이들이 공정을 외치고 정의를 추구하는 나라는 희망이 살아있는 땅이다. 여야를 떠나고 진영을 떠나, 청신(淸新)한 젊은이들이 새로운 희망을 노래할 수 있게 하자.


5월은 신록과 희망의 계절이고 스물한 살의 계절이다. 곧 ‘원숙한 여인’과 같은 6월이 온다. 시인 피천득(皮千得)의 노래처럼 “밝고 맑고 순결한 5월은 지금 가고 있다.”


글/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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