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도 인정’ 양현종, 선발보다 나은 롱릴리프…기회 얻나
입력 2021.05.01 16:23
수정 2021.05.01 16:23
강호 보스턴 상대 4.1이닝 4탈삼진 무실점 완벽 투구
4일 만에 메이저리그 두 번째 등판서 강렬한 인상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 선발 가능성 거론
미국 메이저리그 두 번째 등판에서 강인한 인상을 남긴 양현종(텍사스)이 선발 기회를 얻을지 주목된다.
양현종은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보스턴과 홈경기에서 두 번째 투수로 나와 4.1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종전 4.15서 2.08로 끌어내린 양현종은 강호 보스턴을 상대로 제대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향후 선발 전환 여지를 남겼다.
보스턴은 지난달 21일 류현진을 상대로 5이닝 동안 8안타 4득점을 기록해 패전을 안길 정도로 강력한 타선을 자랑하는 팀이다.
지난달 27일 LA 에인절스전서 메이저리그 데뷔 무대를 가진 양현종은 당시 4.1이닝 5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남겼다.
투구수 66개를 기록했던 양현종은 4일 만에 메이저리그 두 번째 등판에 나섰다. 에인절스를 상대로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당시 상황과 비슷하다.
당시 양현종은 선발 라일즈가 2.2이닝 동안 10피안타 7자책점을 기록하자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도 텍사스 선발 아리하라 고헤이가 2.2이닝 만에 홈런 4방을 허용하는 등 보스턴 강타선을 감당해내지 못하자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재빨리 양현종을 호출했다.
팀이 1-6으로 뒤진 3회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첫 상대 헌터 렌프로를 초구에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4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양현종은 5회 선두타자 JD 마르티네즈에게 이날 처음이자 마지막 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볼넷을 내준 양현종은 2사 2,3루 위기까지 허용했지만 바비 달벡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넘겼다.
5회 위기를 넘긴 양현종은 6회와 7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특히 7회 등판 상황에서는 보스턴이 자랑하는 중심타선 마르티네스와 보가츠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7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친 양현종은 8회부터 마운드를 브렛 데 제우스에게 넘기며 이날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완수했다.
평균자책점을 2.08까지 끌어내린 양현종은 바록 표본은 적으나 기존 텍사스 선발진보다 나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선발로 전환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우드워드 감독도 양현종의 선발 전환 가능성에 대해 인정했다. 그는 MLB닷컴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양현종의 선발 가능성을 거론하는 게 말도 안 되느냐는 물음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양현종의 두 번째 등판에 대해 “매우 강렬한 피칭이었고, 그의 보직을 논하는 게 절대 이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지만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고 메이저리그 ‘택시 스쿼드’를 받아들인 양현종에게 마침내 한줄기 빛이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