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부대변인 "삼성어천가 토나와"…野 "文비어천가는?"
입력 2021.04.30 10:30
수정 2021.04.30 12:24
박진영 민주당 부대변인, '토할 것 같다' '생난리' 격한 표현으로 논란
과거에도 야당 공약에 "생지랄" 표현 썼다 사과
삼성 일가가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를 낸다는 소식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이 거론되자, 박진영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이 "'삼성어천가'(삼성+용비어천가) 때문에 토할 것 같다"는 격한 표현을 썼다. 국민의힘은 "'문비어천가'(문재인+용비어천가)부터 경계하라"고 응수했다.
박진영 부대변인은 29일 페이스북에 "법적으로 당연히 내야 할 상속세를 내겠다는 게 그렇게 훌륭한 일이냐"며 "왜 삼성의 상속세가 세계 1위겠나. 삼성보다 매출이 많은 글로벌 기업보다도 삼성 일가의 지분이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정경유착, 노동자와 하청기업을 쥐어짠 흑역사는 잊어버렸나"라며 "2008년 4조5000억원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이유로 유죄를 받고는 기부를 하겠다고 했는데, 죽고 나서야 지키는가"라고 맹비난했다.
또 "그 많은 미술품을 모은 이유는 뭘까. 세금이나 상속 때문은 아니었을까"라며 "미국과의 반도체와 코로나 백신의 스와프 논란에 삼성이 개입되지는 않았을까. 계열사가 하청업체에 사면 청원서를 써 달라고 했다는데 더 의심이 간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에 대해서는 "박근혜의 사면과는 또 결이 다르다. 전형적인 유전무죄 주장"이라고 반대했다. 언론에 대해서도 "생난리를 친다"고 썼다.
이와 관련해 야당은 "막말과 궤변으로 '삼성어천가' 운운하기 전에 정제된 언어로 '문비어천가'부터 경계하는 게 어떠한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부대변인은 저급한 언어를 동원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조차 없는 모양"이라며 "이번에는 삼성의 기부와 상속세 납부에 대해 '토할 거 같다', '생난리'라며 속 좁은 비난을 내어놓더니,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자 '사전에 나오는 표현'이라 항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과할 일을 사과하지 않고, 칭찬할 일을 칭찬하지 않는 알량한 편협함은 물론이거니와, '사전'을 운운하는 모습까지 어쩜 그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빼다 박았나"라며 "잘못한 부분은 잘못한 대로 지적하면 될 일을 굳이 막말과 궤변으로 옳은 일조차 깎아내리는 구태적 행태에 국민들의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꼬집었다.
황 부대변인은 "게다가 왜 언론이 삼성의 기부와 상속세 납부에 주목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없고, 그저 자신만의 황당한 음모론에 기반한 '언론 탓'을 이어가고 있으니, 이 또한 자신들은 돌아보지 못한 채 '남 탓'만 하는 이 정권의 전형"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박 부대변인은 4·7 재보궐선거 기간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생지랄'이라고 원색적인 욕설을 했다가 뒤늦게 사과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독설로 죽임을 당한 인물인 삼국지의 '예형'에 빗대 비판을 받았다.
박 부대변인은 2000년대 노사모 활동을 계기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대변인 등을 지냈고, 지난해 5월부터 민주당에서 상근부대변인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