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국내선 여객 늘어도 한숨만…경쟁 심화에 수익성↓
입력 2021.04.23 06:00
수정 2021.04.22 20:19
수요 회복에도 시장 포화 속 저가 출혈 경쟁으로 어려움 가중
화물 대체 난관 속 신규사업자 진입…국제선 수요 회복만이 답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국내선 항공 수요의 점진적 회복에도 사업 환경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국내선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운항편수와 여객수가 늘고 있지만 출혈경쟁이 심화되면서 자금난은 여전하다.
대형항공사처럼 화물 사업 대체도 쉽지 않아 기존 실적 대부분을 차지했던 국제선 수요 회복만이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 항공사의 국내선 운항 편수는 1만7166편, 여객수는 260만8000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3월(운항편수 1만6042편, 여객수 257만3000명) 대비 7%,1.4% 늘었다.
코로나19 방역으로 억제됐던 여행 수요와 봄철 성수기가 맞물리면서 팬데믹(대유행) 이전 이상의 여행객이 국내선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운항편수의 경우 항공사들이 개점 휴업상태인 국제선용 기재를 국내로 돌린 것이 주된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국내선 수요 증가가 경영환경이 악화될대로 악화된 국내 항공사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선 운항편수와 여객수가 증가하긴 했지만 한계가 있는데다 그마저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좌석 띄어앉기로 인해 제한적일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국내선은 코로나19 이전에도 항공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던 터라 수요 증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LCC들은 전체에서 국제선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70~80% 정도일 정도로 국제선에 의존하는 실적 구조를 보여왔던 터라 국내선 수요로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 LCC들을 중심으로 저가 항공권이 남발되는 등 과도한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펼쳐지면서 더욱 어려운 환경이 초래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국내선은 이미 포화상태로 항공사들의 수익성이 크지 않았는데 최근 출혈경쟁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제주항공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국내선 항공권을 편도 운임총액 기준 최저 9900원부터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6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탑승 가능한 항공권으로 3개월간의 기간을 부여하며 적극적인 수요 공략에 나섰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1만원대 항공권을 판매하는 등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LCC들은 대형항공사들과 달리 부진한 여객 수요를 화물로 대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으로 여객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백신 공급 지연 등으로 국제선 수요 회복이 요원한 상황에서 한정된 국내선 여객 수요를 놓고 출혈경쟁을 지속하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어 이래저래 진퇴양난의 상황에 맞닥뜨리고 있다.
여기에 신규 LCC 사업자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태세여서 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가뜩이나 포화상태인 국내선 시장을 놓고 경쟁자가 늘면서 자기 밥그릇 지키기에도 버거운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실제 충북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로케이는 지난 15일부터 청주와 제주를 왕복하는 정기편 운항을 시작했다. 지난해 2월 도입한 180석의 1호기로 매일 하루 3차례 운항한다.
에어프레미아도 최근 보잉 787-9 1호기를 도입하는 등 본격 취항을 앞두고 항공전문 인력 추가 채용에 나선 상태로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말 정식 취항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전반적인 국내선 수요가 회복됐다고 해도 LCC들은 현금흐름면에선 지난 2019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악화돼 있는 상황”이라며 "김포-제주 노선과 같은 특수한 노선을 제외하고는 만원 이하의 특가권이 남발될 정도로 수요가 적은 상황으로 LCC들은 국제선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흑자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