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총리·장관·청와대까지 바꿨지만…野 "돌려막기 인사" 혹평
입력 2021.04.16 16:30
수정 2021.04.16 16:30
TK 김부겸·비문 이철희 기용 등으로 '쇄신 의지' 강조
靑도 "선거서 드러난 국민 요구 겸허히 수용" 의미 부여
野는 "고작 몇 명만 교체…국면 전환 위한 국민 기만"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국무총리와 함께 5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고 청와대 참모진까지 동시에 개편하는 큰 폭의 인적쇄신을 단행한 건, 4·7 재보궐선거에서 확인된 국민의 '혁신'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차기 국무총리에 TK(대구·경북) 출신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명하고,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에 '비문(비문재인계)'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돌려막기 인사"라는 혹평이 나왔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부겸 총리 후보자 지명을 발표하면서 "김 후보자는 정치와 사회현장에서 공정과 상생의 리더십을 실천해온 4선 국회의원 출신의 통합형 정치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는 지역주의 극복과 사회개혁, 국민화합을 위해 헌신했고, 행안부 장관으로서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코로나 극복과 부동산 부패 청산, 경제회복과 민생안전 등 지난 선거에서 보여준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장관도 교체했다. 신임 과기부 장관에는 임혜숙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이, 신임 산자부 장관에는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이,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안경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이 내정됐다.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박준영 현 차관이 발탁됐다. 이들은 모두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번 개각이 국정과제 마무리를 위한 것이라는 의미도 부여했다. 유 실장은 "일선에서 직접 정책을 추진해오던 전문가를 기용함으로써, 그간 정부가 역점에 두고 추진해온 국정과제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인사를 단행했다"면서 "지난 선거에서 보여준 국민의 정부에 대한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심기일전해,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비문' 이철희 전 민주당 의원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한 배경도 '강성 친문'에서 '중도' 색채로 변화를 주겠다는 의지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의 민주당 대표 시절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영입된 '문재인 영입 인사'이지만, 김부겸 총리 후보자와 같이 여권 내에서 '비주류'로 불린다. 청와대가 이 수석에 대해 "정치·사회 이슈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갖추고 있으며, 복잡한 현안에 대한 대안 제시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쇄신'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혹평이 나온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에서 "국정은 제쳐두고 대권을 향해 떠난 국무총리의 빈자리를 또다시 '돌려막기 인사'로 채우는가"라며 "수많은 장관 교체 대상자 중 고작 몇 명만 바꿨고, 경제실패 책임을 물어 진즉에 경질했어야 할 경제부총리는 유임시켰다. 국면 전환을 위한 국민 기만이다. 보궐선거로 드러난 민심에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던 대통령의 각오는 어디로 갔는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