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끗한 정지석·쥐 난 오은렬’ 기사회생 대한항공
입력 2021.04.13 00:02
수정 2021.04.12 23:02
선수들 부상 딛고 천신만고 끝에 귀중한 1승
홈에서 1승 1패 기록한 뒤 장충으로 이동
대한항공이 홈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대한항공은 1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2(25-20 27-29 25-20 23-25 15-13)로 꺾었다.
전날 1차전에서 충격의 셧아웃 패배를 기록했던 대한항공은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고 한숨을 돌렸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체력소모가 심한 챔피언결정전에서 이틀 연속 경기를 치렀고, 2차전이 5세트까지 진행되다보니 크고 작은 부상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하며 2차전을 승리로 가져갔다.
토종 에이스 정지석은 3세트 10-9 상황서 갑작스럽게 교체됐다. 벤치로 물러난 정지석은 오른쪽 어깨가 불편해 보였다. 트레이너가 그의 오른쪽 어깨를 문지르고 주무르면서 응급처치를 했다.
정지석은 곧바로 다시 투입돼 투혼을 발휘했다.
하지만 세트 막판 공격을 위해 점프를 뛰고 착지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을 피하려다 무릎 쪽에 통증을 호소했다. 트레이너가 긴급 투입돼 정지석의 상태를 체크했다. 한참을 고통스러워하던 정지석은 다행히 계속해서 경기를 뛰었다.
4세트에는 오은렬이 코트 위에 쓰러졌다.
그는 14-16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쥐가 나자 그대로 코트에 쓰러졌다. 결국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코트를 빠져나왔다.
우리카드를 상대로 경기 내내 코트 위에 몸을 던졌던 오은렬은 결국 다리에 무리가 왔고 경기서 빠졌다. 그를 대신해 백광현이 투입됐다. 하지만 오은렬은 5세트에 다시 경기에 나서는 투혼을 발휘했다.
2차전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센터 진성태도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닌 가운데 알토란 같은 6득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산틸리 감독에 따르면 진성태는 최근 일주일 동안 훈련을 하지 못했고, 3일 전에는 걷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산틸리 감독은 “진성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선수들의 투혼 덕분에 대한항공은 2차전에서 값진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물론 우리카드 선수들도 5세트 내내 투지를 발휘하며 명승부를 연출했다. 3~4차전은 아마도 정신력 싸움으로 전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