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LGD, 1Q부터 달린다...올해 실적 일내나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1.03.24 06:00
수정 2021.03.24 08:07

1Q 영업익 4000억 전망...가격·수요 상승 호재

LG, LCD·OLED 동반 성장에 3년만에 흑전 기대

삼성, 아이폰 상반기 증산-하반기 신제품 효과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업체가 1분기 나란히 4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좋은 스타트를 끊을 것으로 보인다. 패널 수요 확대와 가격 상승 등 올해 호재가 많아 지난해 이상의 성과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영업이익이 40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매출도 7조원을 넘기면서 전년동기(4조7242억원)보다 2조원 이상 증가할 전망으로 1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2015년(7조223억원)을 넘어설지가 관심사다.


이같은 호실적 전망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상승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판매 호조가 맞물리고 있는데 기인하고 있다. LCD는 쇼티지(공급부족)가 지속되면서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고 OLED는 높은 공장 가동률로 패널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 LGD, LCD 가격 상승에 OLED 생산량 증대로 ‘턴어라운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55인치와 65인치 LCD 패널 가격은 191달러와 242달러로 지난해 3월(55인치 110달러·65인치 170달러)에 비해 각각 약 73%와 42%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LCD는 중국 업체들의 잇따른 증설로 공급 과잉이 빚어지면서 가격이 하락해 왔지만 국내 업체들의 감산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완화가 맞물려 공급이 다소 줄었다. 여기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TV·가전과 IT기기의 집콕 수요를 자극해 패널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해 가격이 치솟고 있다.


여기에 OLED 매출도 본격적으로 확대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7월 중국 광저우 8.5세대(2500×2200㎜) 공장이 월 6만장 규모로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서 대형 OLED 패널 생산량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기존 경기도 파주 공장의 월 8만장 규모를 더해 총 14만장의 양산능력을 확보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비중 증대가 가능해졌다. OLED TV 제조사들이 매년 계속 늘어 현재 LG전자를 비롯해 유럽·북미·일본·중국 등 총 19개 업체에 이른 상황에서 대응력을 갖춘 것이다.


스마트폰 등 중소형 OLED 실적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애플 아이폰 등 고객사 판매가 증가하면서 수요도 늘고 있다. 향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서 대형과 중소형의 동반 상승이 기대된다.


이 때문에 올해 매분기 흑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지난 2018년(929억원) 이후 3년만의 연간 흑자 달성은 물론, 2017년(2조4616억원)의 호 실적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을 291억원으로 줄이며 2019년(-1조3594억원)에 비해 1조3000억원이 넘는 개선을 일궈냈다.


정호영 사장은 전날인 23일 개최된 '제 3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완전한 경영정상화를 이루고 새롭게 도약하는 해로 만들어 가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삼성D, 높은 점유율에 기술 차별화로 성과 기대감 ‘업’


삼성디스플레이도 1분기 4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다.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3000억~6000억원 사이에 형성되고 있다.


1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2900억원)와 지난 2019년(-5600억원)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선방한 것으로 2018년(41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의 시작이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3년간 극단적인 상고하저의 그래프를 그려왔던 터라 좋은 시작이 올해 전체 호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고객사 스마트폰 출시 일정에 따른 것이지만 지난해 상반기(100억원)와 하반기(2조2300억원)간 영업이익 차이가 2조원이 넘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시달리고 있지만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을 비롯해 다수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특정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납품량이 많은 애플 아이폰이 올해 상반기 증산에 나서면서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말 일본 니혼자게이신문은 복수의 대만 아이폰 생산업체를 인용해 애플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아이폰12' 시리즈를 중심으로 올 상반기 아이폰 생산량을 최대 30% 확대해 총 960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상 처음으로 전 모델에 OLED를 탑재한 아이폰12 시리즈는 출시 후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역대 최대 판매량이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 신제품 출시로 이어지면서 패널 공급량 확대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오는 9월 중 출시될 예정인 아이폰13(가칭)은 아이폰12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전 모델 모두 OLED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돼 삼성디스플레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함께 지난해 업계 최초로 선보인 저전력 OLED 구동기술 ‘어댑티브 프리퀀시’를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와 원플러스 등에 공급하기 시작하는 등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사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으로 TV와 IT기기 수요가 어느정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디스플레이 업체들에게는 청신호”이라며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이 담보될 수 있다는 점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