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지역공약 속속 발표…핵심 타깃은 '조직표'
입력 2021.03.18 15:51
수정 2021.03.18 15:57
관악·영등포·종로 순회하며 지역공약 발표
지역 숙원사업 약속하며 우세한 '조직' 가동
재보선 투표율 감안 '조직표' 다지기 전략
남인순 등 논란엔 "짊어지는 게 가장 어려워"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오전 서울시 관악구를 찾아 지역 5대 공약을 발표했다. 교통 인프라 확충 등 주로 지역의 숙원사업이거나 지역구 의원들의 지난 총선 공약사항들이 대부분이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지역 조직들을 적극 가동해 다시 한번 지지를 호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관악구 낙성대 공원 일대를 둘러본 뒤 '관악구 대전환' 5대 공약을 발표했다. △관악 벤처창업 S 벨리 조성사업 △신림선, 서부선, 난곡석 등 경전철 차질 없는 추진 △신림역 일대 전통시장 현대화 △보라매 병원 상급 종합병원화 △창업 전문 시립도서관 건립 등이다.
박 후보는 "관악구는 서울대와 관악산 등 많은 보석들을 가지고 있다. 또한 관악 S밸리라는 혁신창업 생태계가 조성되면서 새로운 창업의 메카가 될 곳"이라며 "높은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가진 관악구를 첨단 미래기술 개발단지와 함께 일자리가 넘쳐나는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영등포구를 방문해서는 △영등포역 고가 철거 후 개발 △제2세종문화회관 조기 완공 △문래동 복합문화시설 건립 △여의도 재건축 문제 해결 및 스포츠센터 건립 등을 약속했다. 전날에는 서울 금천구와 과거 자신의 지역구였던 구로구를 각각 방문해 지역 공약들을 발표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야권이 단일화에 발목을 잡힌 사이 지역에 파고들어 주민들의 숙원 사업들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의원들이 훌륭한 매개체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은 "재보선 특성상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지역 공약사업과 이해관계가 깊은 조직들을 이용해 지지자들을 투표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낙연 상임중앙선대위원장도 지난 15일 의원총회에서 "공중전은 여의도에 맡기고 의원님들과 저는 보병전에 치중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우리당이 구청장도 압도적으로 많고 시의원도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골목골목을 찾아 다니며 우리 지지자들, 3년 전 선거에서 우리 구의원 시의원을 지지해 주셨던 분들부터 다시 투표장에 가도록 유도하는 것에서 시작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인구가 많은 서울은 전통적으로 각 당의 조직선거 영향력이 크지 않은 지역으로 통한다. 하지만 재보선이라는 점, 지역구 의원과 지역의회 의원 압도적 다수가 민주당이라는 점에서 야권에 쉽지 않은 선거가 예상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차이가 나더라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선거"라고 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와 관련해 "40%도 안 되는 저조한 보궐선거 투표율을 감안하면, 열성적인 지지층만 투표장으로 간다는 것"이라며 "24개 구청장과 80% 이상 지방의원을 가진 민주당이 압도적인 조직선거, 관건선거를 하게 될 것인데, 느슨한 (국민의힘) 지지층과 와해된 서울지역 조직으로 과연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행사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박영선 후보는 '남인순 의원 등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관련 논란이 되고 있는 분들과 계속 같이 갈 것이냐'는 질문에 "짊어지고 가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사실상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겉으로 드러나는 상황과 진심을 전하는 것은 단순하게 밖으로 보이는 것으로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전날 박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에게 사과를 뜻을 전하며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달라"며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