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한 20대 남성 혈전생성 보고… 불안 키우는 뒷북 발표
입력 2021.03.18 11:29
수정 2021.03.18 11:30
20대 젊은 성인에게서도 이상반응 나타나
질병청, 60대 여성 사망자 혈전 확인하고도 닷새 지나 공개하기도
일부러 뒤늦게 공개해 '국민 불신' 자초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혈전이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국내에서 접종 후 '혈전 생성' 신고가 된 사례는 이번이 2번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8일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현황 자료를 통해 20대 남성 한 명이 백신을 접종한 후 혈전 이상반응으로 신고됐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혈전 생성 문제가 논란이 되자 유럽 20여개국이 백신 접종을 중단 또는 보류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 후 사망자에게서 혈전이 생성된 사례가 나왔다.
혈전 생성 후 사망한 최초의 사례는 국내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60대 환자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고 부검에서 혈전이 확인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은 전날 해당 사망자의 사인을 백신이 아닌 흡인성 폐렴과 급성 심근경색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피해조사반은 흡인성 폐렴과 급성 심근경색, 혈전증 모두 백신 이상반응에 포함된 질환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현재 접종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국내에서 위탁 생산한 제품이기 때문에 유럽에서 문제가 발생한 백신과는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보건당국이 혈전 이상반응 사례 보고를 받고도 발표를 미룬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60대 여성 환자에 대한 부검이 이뤄졌고, 이 사실은 12일 열린 피해조사반 회의를 통해 보건당국에 신고됐다. 이날 관련 내용을 바로 발표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미뤄져 17일 발표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이 환자가 사망한지 11일이 지난 후, 혈전 발견 사실을 확인하고도 5일 후 관련 내용을 공개한 것에 대해 은폐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질병청은 지난 16일까지도 "백신 접종을 한 후 혈전이 형성된 사례는 없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가 단 하나의 사례도 가볍게 넘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해놓고 혈전생성 사례를 숨긴 것"이라며 "정부가 1~2분기 확보한 백신이 대부분 아스트라제네카여서 숨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조금이라도 숨기면 국민들의 불신만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