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야권 단일화 시간'…국민의힘發 '완전국민참여경선' 실현될까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1.03.05 14:16
수정 2021.03.05 17:10

국민의힘,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 제안

선거인단 수십만 모집해 단일후보 선출 투표

"무작위 여론조사에 야권 지지자 참여 오픈"

조직 열세 국민의당 난색…"여론조사가 최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 ⓒ데일리안 DB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국민의힘·국민의당 주자 2인이 확정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오는 18일까지 약 2주간 '야권 단일화의 시간'이 도래했다.


5일부터 양당이 본격적인 실무 협상에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과연 최소한의 부작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뤄낼 수 있느냐 여부에 야권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평가다.


다소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양 측의 입장들 중 가장 시급히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 부분은 역시 최종적으로 후보를 선출하게 될 '경선 투표 방식'에서의 이견이다.


국민의힘은 당원 여부와 관계 없이 서울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선거인단을 구성해 단일 후보를 결정하는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경선제)'를 들고 나왔다.


서울시장 선거에 관심 있는 유권자들을 최대 수십만 명 이상 모집해 '서울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후보'를 선출하게 하자는 취지를 100% 살리자는 복안이다.


그간 국민의힘과 제3지대에서 각각 최종 후보를 선출하며 사용했던 무작위 여론조사 방식은 1000명 남짓의 표본에 불과해 시민들의 뜻을 고스란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에 기반해 고안한 방식이다.


이같은 '오픈 프라이머리'는 10년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원순 무소속 후보가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해 사용했던 방안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측 야권 단일화 실무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김근식 비전전략실장은 "문재인정권을 심판하고, 단일화가 깨지지 않기를 절박하게 바라는 야권 지지자를 결집하기 위해 '시민참여형' 단일화 방식을 활용해야 한다"며 "전화를 받는 무작위 1000명 여론조사 결과에 더해 야권 승리를 바라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절실하게 바라는 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오픈된 제도"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단 국민의당 측은 국민의힘의 제안을 섣불리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철수 후보의 개인적 이름값으로 개별 후보 여론조사 등에서는 선전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에 비해 정당 지지율과 조직력에서 현저히 밀리는 탓에 대규모 선거인단 구성은 불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탓이다.


따라서 여권 후보와 맞대결시 경쟁력을 묻는 방법으로 제3지대 단일 후보 선출 과정에서도 사용했던 '무작위 100% 시민여론조사'를 활용하자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무작위 100% 시민 여론조사가)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금태섭 무소속 후보와 여론조사 했었고 국민의힘도 그랬다. 그렇다면 같은 방법을 쓰는 게 너무나 당연하고 순리에 맞고 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서) 동원 방식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코로나 정국에 또 야권 지지자 분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단일화 방식이) 불공정하다고 지지자 분들이 느낀다면 실망할 것이다. 후보가 승복해도 지지자가 승복하지 않고 떨어져 나갈 우려가 있기에 정말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찾는 최선의 방법이 제일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단일화 형식에 있어 "양보할 것은 하고 받을 것은 받고 시원하게 단일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화학적 결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예비후보였을 때도 제안했던 '서울시 공동운영', 즉 연립정부 구성의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오 후보는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서 "자잘한 여론조사 방법, 문항 등으로 실랑이 할 것이 아니라 큰 틀에서 반드시 단일화 한다는 원칙 하에 서로 간의 마음을 열고, 일단 만나서 신뢰를 쌓겠다"며 "서울시 공동운영, 연립정부 등의 아이디어를 내서 승자 독식으로 이기는 어느 한 분이 출마하는 게 아니라 화학적 결합이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보자는 것이 내 희망사항"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열망, 분열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면 절대 안 된다는 국민적 여망이 강하기 때문에 양 후보가 모두 어느 순간에는 자잘한 조건은 제쳐두고 통크게 합의하는 모습이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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