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영입 1호’ 추신수, 이대호와 개막전 맞장
입력 2021.02.23 13:26
수정 2021.02.24 07:46
야구단 붐업 노리는 신세계그룹, '대어' 추신수 영입
연봉 27억 중 10억 기부...고향팀 롯데 '절친' 이대호와 대결
‘추추 트레인’ 추신수(39)가 KBO리그에서 뛴다.
신세계그룹은 23일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추신수와 연봉 27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대호가 보유했던 KBO리그 최고 연봉 기록(25억원)을 깬 추신수는 연봉 가운데 10억원은 사회공헌활동을 위한 기부금으로 내놓는다.
부산고 졸업 후 지난 2001년 미국에 진출한 추신수는 시애틀 매리너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쳤다.
지난해를 끝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총액 1억 3000만 달러 계약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 추신수는 MLB 통산 1652경기 타율 0.275,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를 기록했다. 호타준족의 잣대로 평가받는 20홈런-20도루는 세 차례나 달성했다.
야구계나 팬들 사이에서는 계약 전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흥행몰이를 위해 추신수를 영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추신수 측은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선을 그으며 “아직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때문에 1~2년 정도 MLB에서 더 뛰고 명예회복을 한 뒤 이후 국내행을 할 것으로 보였다.
이후에도 몇 차례 러브콜을 보낸 신세계그룹은 추신수와 지난주부터 야구단을 통해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했다. 결국,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다른 구단들의 제안을 뒤로 하고 신세계그룹의 ‘정성’과 KBO리그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계약서에 사인했다.
추신수는 SK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이 영입한 1호 선수가 됐다. 추신수는 지난 2007년 SK와이번스의 해외파 특별지명에서 1순위로 지명됐다. 이후 SK는 추신수 대한 보유권을 쥐고 있었다.
그동안 추신수는 고향 부산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부산에서 태어난 추신수는 외삼촌 박정태 영향으로 롯데 자이언츠 선수를 꿈꾸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온다 해도 트레이드 등의 방식을 거쳐 롯데 자이언츠로 갈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젠 신세계그룹이 SK와이번스를 인수한 뒤 ‘붐업’을 노리며 작정하고 영입한 1호 선수가 된 셈이다.
신세계그룹과 계약한 추신수는 “지난해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마쳤는데 고맙게도 메이저리그 몇몇 팀에서 좋은 조건으로 제안을 했다”며 “그러나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KBO리그에 대한 그리움을 지우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행이 야구 인생에 새로운 전기가 되는 결정이기에 많은 고민을 했다”며 “이 와중에 신세계그룹의 방향성과 정성이 결정에 큰 힘이 됐다. 아직 구단명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신세계라는 팀을 통해 곧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한국으로 가겠다”는 추신수를 기다리는 야구팬들의 마음도 벌써부터 들뜬다. 2021 KBO리그 경기일정을 살피며 추신수가 출전할 개막전을 그리고 있다. 상대는 추신수의 고향팀이자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유통 라이벌’로 관심을 모으는 롯데 자이언츠다.
4월 3일 홈 인천 문학서 맞대결을 펼친다. 롯데 자이언츠를 대표하는 이대호는 부산 수영초등학교 동기이자 중고교 시절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절친이다. 프로 입단한 뒤에는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등에서 국가대표로 함께 뛰기도 했다.
두 선수가 KBO리그 개막전에서 재회한다는 것만으로도 신세계그룹이 꿈꾸는 붐업은 이미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