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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연고지 화성 이전? 얼토당토않은 이유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1.02.23 07:05 수정 2021.02.24 07:46

인구 300만 인천광역시 등지고 화성 이전?

인프라 및 팬 확보 측면에서 사실상 어불성설

문학경기장은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 뉴시스

2021년 야구팬들은 ‘신세계’라는 석 자에 두 번 놀랐다. 바로 신세계 그룹의 SK 와이번스 인수가 첫 번째요, 두 번째는 최근 대두된 경기도 화성으로의 연고지 이전이었다.


22일 한 매체는 신세계 그룹이 인수하게 될 야구단의 연고지를 인천광역시에서 경기도 화성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보도를 냈다. 곧바로 야구 관련 커뮤니티는 신세계 인수 때와 마찬가지로 ‘대폭발’이 일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인천 연고지는 '삼청태현'에 이어 SK까지 벌써 5번째 야구팀과의 이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999년 현대 유니콘스는 서울에 입성하기 위해 20년 가까이 뿌리를 내렸던 인천을 등지고 수원으로 임시 거처를 옮겨 인천 야구팬들에게 엄청난 상실감을 안긴 바 있다.


곧바로 후속 보도들이 쏟아졌고, 예상대로 신세계 야구단의 화성 이전은 ‘사실 무근’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 스포츠의 근간인 연고지라는 개념을 앞세울 때 신세계의 화성 이전은 어불성설에 가깝다.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전 세계 프로 스포츠 구단은 연고지를 바탕으로 역사를 시작한다. 실제로 국내 프로스포츠들 중 가장 큰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KBO리그에서도 팬을 확보할 때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 바로 연고지 내 뿌리내리기다.


아주 좋은 예가 바로 SK 와이번스다. 2000년 쌍방울 선수단을 인수하는 형태로 창단된 SK는 현대가 떠난 인천에 입성, 지난 20년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여기에 성적까지 받쳐주면서 확고부동한 인천의 주인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어렵게 확보한 인천 팬들을 등진다? 얼토당토않은 일이다.


문학경기장은 여전히 우수한 시설을 유지하고 있다. ⓒ 뉴시스

무엇보다 인천은 300만 인구에 육박하는 거대도시다. 인천보다 인구가 많은 도시는 서울과 부산 둘 뿐이다. 반면, 경기도 화성의 인구는 85만 명으로 인천에 비해 3분의 1이 채 되지 않아 팬 확보 면에서 비교불가 수준이다.


인프라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2002년 개장한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2만 3000석 규모로 여전히 우수한 시설을 자랑한다. 또한 인천지하철 1호선 문학경기장역을 이용할 수 있어 인천은 물론 서울과 경기도에서도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이와 달리 화성테마파크가 건립될 예정인 화성시 남양읍은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음은 물론 고속도로와의 거리도 상당하다. KBO리그의 홈경기는 한 시즌 72경기나 열린다. 1회성 방문이라면 모를까, 화성으로 연고지를 옮긴다면 1천 명이 채 되지 않는 경기당 평균 관중을 보게 될 수도 있다. 화성 이전은 얼토당토않은 해프닝이 되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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