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하 은퇴’ 뒤숭숭한 배구계, 순위표 흔드는 학폭 논란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1.02.23 09:06
수정 2021.02.23 09:07

학폭 인정한 삼성화재 박상하, 전격 은퇴 선언

감독과 선수 등 학폭에 연루된 팀들은 휘청

배구계가 연이은 학교 폭력(이하 학폭) 미투 고발에 휘청이고 있다.


최근 학창시절 학폭 가해자로 거론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삼성화재 박상하는 22일 구단을 통해 은퇴 의사를 밝혔다.


박상하는 “학창시절 학교 폭력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책임을 지고 현 시간부로 배구선수를 은퇴해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며 구단 징계를 받거나 셀프 징계로 올 시즌을 마감한 사례는 있지만 선수가 직접 은퇴의사를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학폭의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심각하다.


특히 연이은 학폭 논란은 올 시즌 역대급 순위 경쟁으로 흥미를 자아내고 있는 배구 인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실제 남자부는 선두 대한항공을 제외하면 2위 우리카드부터 5위 한국전력까지 승점 차가 4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치열하다.


여자부 역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흥국생명과 2위 GS칼텍스의 우승 경쟁, 3위 한국도로공사와 4위 IBK기업은행이 한 장 남은 봄 배구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팀 내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터지면서 큰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이탈한 흥국생명은 5라운드 전패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지만 GS칼텍스의 거센 추격을 받게 됐다.


남자부에서는 송명근과 심경섭이 잔여 경기에 나서지 않기로 한 OK금융그룹과 이상열 감독이 이탈한 KB손해보험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하지만 계속해서 추가 폭로가 나오고 있어 배구계는 계속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아직 사실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일부 구단의 소속 선수가 학폭 가해자로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벌써부터 올 시즌 우승은 실력보다는 학폭 논란에서 자유로운 팀이 차지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그 동안 이렇게 순위 경쟁이 치열했던 시즌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한창 경기를 치열하게 펼쳐야 되는 상황 속에서 학폭 문제가 부각돼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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