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내가 적임자"…나경원·오세훈 등 국민의힘 후보들의 PT 현장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입력 2021.01.30 00:05
수정 2021.01.30 08:07

약속한 듯 '검은 스웨터' 입은 나경원·오세훈

저마다 '부동산 해법' 제시하며 '적임자' 강조

"새 인물 필요"…'투톱' 향한 견제구도 이어져

오는 4월 열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비전스토리텔링PT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경선 후보들이 29일 무대에 올라 '스티브 잡스'식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다. 검은색 터틀넥 스웨터 등 캐주얼한 복장으로 무대에 오른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인 부동산 공약에 집중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서울시장 후보들의 정견 발표를 듣는 '비전 스토리텔링 PT'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나경원·이종구·김선동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오신환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 이승현 한국외국기업협회 명예회장 등 예비후보 8명이 참석했다.


투톱인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약속한 듯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스웨터를 입고 발표에 나섰다. '부동산 민심'을 잡게 위한 발표에 나선 점도 공통점이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그는 "지금 서울은 코로나 위기, 부동산 위기로 답답해한다"며 "서울시민은 모두 좋은 집에서 살 권리가 있지만 (정부·여당은) 그 권리를 완전히 빼앗아 가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서울의 재개발·재건축을 확 풀어야 한다"며 "집 사고 싶은 사람 사고, 짓고 싶으면 짓고, 팔고 싶은 사람은 팔 수 있게 해드려야 된다. 부동산으로 인한 세금 고통도 확 걷어내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신속한' 주택공급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제 주택공약은 속도나, 몇 십만 가구 등이 목표가 아니다"며 "어떻게 하면 빠른 속도로 공급할 수 있는지 분명하게 방법을 제시해 희망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세훈의 등장 자체가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며 "업적과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그리면 현금화할 수 있는 수표가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른 후보들 역시 부동산 문제 해결을 공통적으로 약속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재개발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하고,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해 민간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했고, 이종구 전 의원은 "그린벨트 일부를 풀어 15평 규모의 작지만 팬시한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김선동 전 의원은 "부동산 대책은 고층화를 추진하며 주변을 녹지화하는게 큰 방향"이라며 "층고제한 규제를 대거 풀겠다"고 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부동산 햇볕정책으로 65만호를 공급하고 청년들에게 양질의 주택을 10만호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승현 한국외국기업협회 명예회장은 "25개 구청을 9개로 통합하겠다"며 "사라진 구청 자리에 랜드마크 시설을 건설하겠다"고 했고,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시장친화적 부동산 정책을 통해 재건축 재개발 완화하고 청년창업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투톱'인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시장에 대한 견제도 이어졌다. 김선동 전 의원은 "10년 전 '올드' 후보들은 새로운 정치를 상징하지 못한다"고 했고, 오신환 전 의원은 "새로운 서울을 위해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근식 교수는 "이번 시장 선거는 과거로 돌아가는 선거가 아니다"고 했고,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나경원 전 의원에게 "여성 가산점제를 포기하고 실력으로 대결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 발표를 보니 각자 서울시장이 되기 위한 준비들을 철저하게 잘 하신 것 같다"며 "누가 (최종 후보로) 뽑힐지 모르겠지만 뽑히시면 틀림없이 당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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