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을 높여라" 특명…은행 주춤했던 해외진출 다시 날갯짓
입력 2021.01.11 13:54
수정 2021.01.11 13:55
미얀마, 캄보디아 등 신남방 국가 집중 공략
“저금리·규제 등으로 국내 시장서 성장 한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주춤하던 시중은행들의 글로벌 진출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등 신남방 국가를 주요 거점으로 삼아 집중 공략하고 나선 모습이다.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미얀마, 캄보디아 등 신남방 국가를 중심으로 지점, 현지법인 등의 설립 계획을 세우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미얀마에 현지법인을 세운다. 국민은행은 작년 말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법인 설립 최종인가를 획득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법인 내에 10개의 지점을 개설할 수 있으며, 미얀마 내에서 영업 범위에 제약 없이 기업금융과 소매금융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은행은 앞으로 선진화된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미얀마 금융시장의 외국계 선도 은행으로 자리잡을 계획이다. 특히 미얀마 정부가 서민주택 100만 가구 공급을 주요 정책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민은행은 강점인 디지털과 주택금융 역량을 발휘해 미얀마 주택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또한 한국과 미얀마 양국간의 경제교류 확대와 미얀마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정책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은행의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신한캄보디아은행은 이달 중 중산층의 신흥 주거지로 떠오르는 쯔로이 짱바 지역을 비롯해 씨엠립 등 캄보디아 주요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을 꾀하고 있다.
앞서 신한캄보디아은행은 작년 말 프놈펜 시내에 벙깽꽁, 마오쩌둥 2개 영업점을 추가 개점해 현재 11개 영업점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도 매년 4~5개의 채널을 계속 확장할 계획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호치민, 하노이지 역 3개 영업점을 동시 개점하면서 외국계은행 최다인 총 41개 채널을 보유 중이다.
신한은행은 한국계 은행으로서는 최초로 베트남 5대 도시(하노이, 호치민, 하이퐁, 다낭, 껀터)에 여업점을 개점해 베트남 전 지역을 아우르는 전국적인 영업망을 구축하게 됐다.
하나은행 역시 올해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지점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하나은행은 베트남에 2개 지점, 미얀마의 1개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는 현지법인을 세웠다.
이처럼 은행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다시 기지개를 펴는 이유는 초저금리기조와 정부의 규제 강화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수익원 발굴이 한계에 도달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성장 가능성이 크고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을 적용하기 상대적으로 수월한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은 중국 및 아시아 등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대출 중심의 소매금융을 통해 현지화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며 “신흥국의 우량기업에 대한 달러펀딩과 글로벌 단기자금시장 참여 등 선진은행의 해외 서비스 모델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과 기반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