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의 향기", "국민 우롱"…박원순 피소 몰랐다는 남인순에 野 맹폭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1.01.05 16:10
수정 2021.01.05 16:15

남인순, "박원순 피소사실 몰랐다. 소문 듣고 물어본 것" 해명

"어설픈 해명…두 번 다시 여성인권보호 운운 국민 기망 말라"

"위안부 할머니 밥벌이 수단 삼은 윤미향과 마찬가지 정치꾼"

"즉각 의원직 사퇴해야…후배 여성운동가들에 부끄럽지 않나"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자신이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측에 그의 성추행 혐의 피소 사실을 유출했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침묵을 지키던 남 의원이 뒤늦게 내놓은 입장에 야권은 "어설픈 해명으로 국민을 우롱했다"며 맹공을 가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남 의원의 입장 발표 직후 논평을 통해 "남인순에게서 풍겨오는 윤미향의 향기"라며 "과거 한국여성단체연합의 대표자였고 현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 '젠더 폭력 대책위원장'인 남인순 의원이 성폭력 피해자가 고립되지 않도록 힘써야 할 책무를 짊어진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을 자신의 보좌관이었던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를 거쳐 박 전 시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언급했다.


안 대변인은 "피해자 보호나 연대는 커녕, 성추행 피해 여성이 상담한 내용을 가해자 측에 흘리고 '피해 호소인'이라는 해괴망측한 단어를 만들어 본질을 흐리게 하는 등 위선적 작태를 보였던 남 의원은 서울 북부지검 조사 발표 이후 수일 째 침묵으로 일관하다 오늘 '당시 박 시장 관련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저 젠더 특보에게 물어봤을 뿐'이라는 어설픈 해명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추행 사실은 알았으나 피소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이야기인가, 두 번 다시 여성인권보호를 운운하며 국민을 기망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앞서 남인순 의원은 같은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12월30일 서울북부지검 발표 이후 제가 피소사실을 유출했다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저는 피소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유출한 바 없다"며 "작년 7월24일 최고위원회 공개회의를 통해 이점을 밝힌 바 있고, 이와 관련해서 달라진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북부지검은 지난달 30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관련 사실이 여성단체를 통해 남 의원과 임순영 전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안혜진 대변인은 "그동안 여성 인권 운동의 선구자인 척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며 매스컴에 화려하게 등장하곤 했던 남 의원은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시절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하여 밥벌이 수단으로 삼은 윤미향 민주당 의원과 마찬가지로 권력에 빌붙어 자신의 출세와 부의 축적에만 몰입한 전형적인 정치꾼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권의 친위대를 자처하여 여성을 팔아 자신의 출세와 부를 키운 어용 인권운동가의 부끄러운 민낯을 들킨 이상, 남 의원은 석고대죄함이 마땅하고 민주당은 국민 앞에 입장 표명을 분명히 해야만 한다"며 "특정 시민단체는 사회 이슈로 분란을 만들어 사익을 꾀하는 이익단체로 변질됐고 그 대표자들은 정권과 결탁해 정치권으로 입성하는 발판이 되어버렸다"고 꼬집었다.


안 대변인은 "민주당은 뻔뻔함과 여러 의혹들로 국민께 정치 혐오감을 유발하는 여당 내 국회의원들을 즉시 퇴출시킴이 옳은 처신일진대, 어떤 생각으로 이를 좌시하는지 묻고 싶다"며 "사회적 약자와 여성을 이용해 정치적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했던 어용 인권운동가 일색인 소속 의원들에 대하여 빠른 입장 정리를 촉구하는 바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 또한 "남인순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퇴를 촉구한다"며 "검찰 수사 결과 박 전 시장 피소 사실을 서울시에 전달한 사람으로 확인된 남 의원이 '나는 몰랐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오 전 의원은 "석고대죄도 모자른 판에 여성운동 경력을 발판 삼아 3선 국회의원까지 하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이런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할 수 있는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것도 정도가 있는 것"이라며 "피해자 측으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은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은 한국여성단체연합에 공동행동을 할 수 있는지 의사타진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한국여성단체연합은 피소 사실을 남 의원에 유출했고, 이에 대해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며 "유출한 쪽에서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는데, 어떻게 유출 받은 남 의원 입에서 '몰랐다'는 말이 나올 수 있나, 더구나 남 의원에게 소식을 전달받은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는 두 단계를 거슬러 올라가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에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오 전 의원은 "남 의원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임 특보가 어떻게 이미경 소장이 피해자를 돕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고 전화를 할 수 있었겠는가"라며 "남 의원은 세 치 혀로 피해자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을 중단하고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기 바란다. 묵묵히 여성운동에 헌신하고 있는 후배 활동가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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