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과 내부자들, 반성 없인 미래 없다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12.24 08:30
수정 2020.12.24 08:26

‘사필귀정’(事必歸正)의 판결·‘법불아귀’(法不阿貴)의 소신 판결로 평가

‘권력’과 ‘대깨문’들의 엄청난 압력에도 법원의 판단은 추상같이 단호

“피고인이 단 한 번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수사·재판에서 진실을 말한 사람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했다. 객관적 물증과 신빙성 있는 증언에도 설득력 없고 비상식적인 주장을 하는 것을 보면 방어권을 고려해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법원이 정경심 교수에 대해 징역 4년,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3800여만원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소위 ‘조국 사태’를 촉발하며 우리 사회를 극심한 대립과 분열로 몰아넣은 사건에 대해 1년 4개월 만에 내린 첫 판단이다.


한마디로 ‘정의가 불의를, 공정이 불공정을, 진실이 거짓을, 상식이 비상식을 이긴 사필귀정의 판결’로 평가한다. 권력과 여론에 대한 일체의 좌고우면 없이 오로지 팩트와 증거가 가리키는 대로 담대히 내린 법불아귀(法不阿貴)의 소신 판결로 평가한다. 정의의 여신상처럼 두 눈을 감고 오로지 명징(明徵)한 법리와 법관으로서의 직업적 양심에 따른 원칙 판결로 평가한다.


그동안 조 전 장관과 그 추악한 비호자들은 법치와 정의, 상식과 공정의 문제를 교묘하게 정치 문제로 치환(置換)하여 진영 논리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 최성해 총장 같은 진실을 말하는 의로운 공익 신고자를 정치적 음모를 꾸미는 거짓말쟁이로 몰았고, 검찰 수사는 개혁과 정권에 대한 저항으로 호도(糊塗)하려 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에 대한 수많은 파렴치한 의혹들이 속속 백일하에 드러나고 이에 따라 수많은 국민들이 결사반대하는데도 기어이 임명을 강행했고, 경질할 때도 ‘마음의 빚’ 운운하여 다시 한번 국민들의 염장에 불을 질렀다.


최근 운전자 폭행 의혹에 휘말린 이용구 법무차관은 법무실장이던 지난 4월 윤 총장에게 “표창장은 강남에서 돈 몇 십만 원 주고 다 사는 건데 그걸 왜 수사했느냐. 형이 정치하려고 조 전 장관 수사한 것 아니냐”고 공격했다.


조 장관 아들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징역 1년을 구형받은 최강욱 의원은 ‘사법고시’가 아닌 ‘군법무관’ 출신답게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라는 마스크를 쓰고 법정에 출석하여 검찰을 공격했고, 심지어 ‘윤석열 출마 방지법’까지 발의했다.


‘조국 키즈’ 김남국 의원은 “가슴이 턱턱 막히고 숨을 쉴 수가 없다. 그래도 단단하게 가시밭길을 가겠습니다. 함께 비를 맞고, 돌을 맞으면서 같이 걷겠습니다”라는 ‘조비어천가(曹飛御天歌)’로 법적 잣대가 아닌 정치적 눈금으로 이번 판결을 재단했다.


압권은 김용민 의원의 “윤석열이 판사 사찰을 통해 노린 게 바로 이런 거였다. 윤석열과 대검의 범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는 황당한 궤변이다.


위와 같은 ‘권력’과 ‘대깨문’들의 엄청난 압력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판단은 추상같이 단호했다. ‘정확한 저울’과 ‘단호한 칼’로 피고인을 강하게 질타하며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 총 15개 혐의 중 11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먼저 자녀 입시 비리 7개 혐의 모두 유죄로 판단했고, 사모펀드 불법 투자 혐의도 상당 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그외 차명과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2억3000만원이 넘는 범죄 수익을 인정했으며, 증거인멸의 경우 ‘교사범’을 넘어 ‘공동정범’까지 인정하어 ‘유죄보다 못한 부끄러운 무죄 판결’을 내렸다. 나아가 조 전 장관이 서울대 공익인권법 센터, 아쿠아펠리스호텔 인턴 확인서 등을 위조하는 데 공모한 사실까지 인정했다.


모든 의혹을 “명백한 가짜 뉴스”라고 부인하고, 청문회에서도 “아이 일과 집안일에 무관심했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던 조 전 장관 측은 앞으로도 끝까지 ‘검찰 개혁의 순교자’로 행세하며 진영 대립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꼼수를 쓸 것이다. 추악한 비호세력들도 끝까지 검찰 수사를 개혁과 대통령의 인사권에 도전한 항명으로 간주하면서 진영간 편 가르기로 위기를 돌파하려 할 것이다. 집권세력과 조 전 장관 일족이 공도동망(共倒同亡), 영원히 함께 망하는 길이다.


조 전 장관 측은 지금이라도 국민에 대해 석고대죄하며 진솔한 사과와 처절한 반성을 해야 한다. ‘아빠 찬스’ ‘엄마 찬스’ 없이 입시부터 취업까지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청년들의 분노 앞에 백 배, 천 배 사죄해야 한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세력도 깊은 성찰을 통해 내로남불, ‘아시타비’(我是他非)의 과거 청산, 정치 보복에만 머물던 국정운영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공정, 정의, 법치의 가치를 되돌아보고 ‘586 세력’이 새로운 기득권 세력이 돼 가고 있다는 뼈아픈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과거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성찰 없이는 결코 미래도 없다.


글/서정욱 변호사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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