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소민의 슬기로운 예술소비] 크리스마스의 마법사 ‘토마스 킨케이드’ 2020 Merry Christmas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12.23 13:52
수정 2020.12.24 19:47

겨울이 되면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크리마스 캐롤처럼 굳이 컨템포러리 아트나 팝아트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사람들의 머릿속에 크리스마스를 각인 시킨 화가가 있다. 그의 이름은 몰라도 그의 작품과 마주하게 되면 우리가 생각하는 크리스마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예술소비 1단계: 감상)


바로, 미국의 서민화가이자 빛의 화가로 그 명성을 떨친 ‘윌리엄 토마스 킨케이드’이다. 우리들의 마음속에 새겨진 크리스마스를 마치 훤히 들여다보듯 그려내는 킨케이드의 그림은,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크리스마스카드의 그림으로 더욱 유명하다.


“내가 가진 재능과 자원이 무엇이든 나는 사람들이 느낄만한 어두운 면에 빛을 주려고 노력한다.”-빛의 화가 토마스 킨케이드


토마스 킨케이드는 가난 때문에 살던 집을 내놓아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자 집을 구할 돈을 마련하기위해 그림을 팔기 시작했다. 그림이 팔리지 않아 전전긍긍하던 그에게 한 노인이 “모르는 사람을 위해 그리지 말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림을 그려라”라는 말을 듣게 되고, 곧바로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가장 아름다운 집’을 그려 어머니에게 행복한 집을 꿈꾸는 기쁨을 선물했다. 그의 작품에는 유독 집의 외부의 모습들이 아름답게 묘사되는데, 행복한 집안의 모습을 각자가 상상할 수 있도록 외부를 최대한 아름답게 표현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그림을 그려 주게 되었고, 그 그림들이 점점 더 유명해 지면서, 실제로 크리스마스카드에 실리게 된 것이다.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빛의 화가, 크리스마스 화가라는 타이틀은 결국은 사랑이 담긴 그림 속 그의 진심이 통한 것이었다.


토마스 킨케이드는 1990년대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화가 중 한명 이였지만,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인기를 얻고 비싼 값에 거래되면서 인기작가의 반열에 오르자, 상업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은 예술 비평가들로부터 예술성이 없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QVC홈쇼핑에서 자신의 판화를 팔아 미술품을 상품화한 것에 대해서도 엄청난 비판을 받았으며, 일부 학자들은 시각 예술에 대한 서구의 인식과 관련하여 킨케이드의 성공이 시사 한 의미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심지어 전직 갤러리 딜러들조차도 킨케이드의 회사가 기독교를 사람들 이용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했다며 비난했다.


서민화가로 많은 이들에게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선사하던 킨케이드가 이토록 악명이 높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의 상업적 성공에 걸맞은 유명세이자 오늘날 우리에게 크리스마스 화가로 불리는 성공한 화가라는 반증일 것이다.


지난 2001년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나는 정말 세계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아티스트다”라고 말한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마스 킨케이드는 “문화와 상관이 없을지 몰라도 내 예술은 천만의 사람들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의의가 있다. 나는 실제 사람들과 관련이 있다. 세상에 추함만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을 사람들에게 일깨워 준다. 나는 수많은 사람에게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예술을 전하고자 한다” 라고 말했으며 , 실제로 미국 가정에 있는 그의 작품 수는 적어도 천만 개는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다.


토마스 킨케이드는 아름다운 풍경은 물론, 평생 동안 월트 디즈니의 숭배자로서 그가 좋아하는 많은 디즈니 이야기를 캔버스에 재창작하는 흥미로운 세상도 역시나 그의 또 다른 트레이드마크지만, 우리를 가장 미소 짓게 만드는 건 역시나 크리스마스의 풍경들이다.


킨케이드는 1958년 1월 19일에 태어나 63번의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2012년 4월 6일에 생을 마감했다. 그가 떠난 오늘날 까지도 그의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아름다운 크리스마스카드는 여전히 전달되고 있다.


특별한 시국에 맞이하게 된 ‘2020년 크리스마스’ 는 소중한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게 되었지만, 토마스 킨케이드의 크리스마스카드에 그 마음을 듬뿍 담아보면 어떨까? 그 마음이 25일이 지나기 전에 꼭 전해지길 바라며, 올해 받은 크리스마스카드는 여느 크리스마스 때보다 더욱 값진 선물로 기억될 것이다.


BONUS ART NOTES:


토마스 킨케이드는 평생 동안 월트 디즈니의 숭배자였고 그가 재창조한 훌륭한 인물들이라 했다. 그는 크리스마스를 각별히 사랑했고 이 시기를 ‘마법의 시기’라 칭했다, 토마스 킨케이드 스튜디오는 “Mickey’s Victorian Christmas(미키의 빅토리아 시대 크리스마스)는 미키와 그의 모든 친구들이 일 년 중 가장 좋아하는 때인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흥분의 시간” 이라 말했다.


미키와 미니가 축제용 화환을 걸고 있는 반면 데이지와 도날드는 앞마당에서 나무를 장식하고 있다. 어두운 면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빛을 주고 싶었다는 킨케이드는, 어쩌면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가장 잘 알고 있었던 예술가였던 듯하다.


독실한 신앙인으로 늘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었고 자신의 수익의 일부는 늘 어린이들의 꿈을 위해 사용했다.


글/홍소민 이서갤러리 대표 aya@artcorebrow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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