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없는 우리의 현실 개탄스럽다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12.21 08:40
수정 2020.12.21 08:38

문재인 정부, 코로나 백신 확보에 실패

백신접종이 끝난 나라, 입국 외국인 '접종확인서' 요구 검토

감염병 전문가, 지난 여름부터 백신 확보 시급 목소리

학교 동기회(同期會)에서 연락이 왔다. 올해로 예정된 합동 칠순(七旬)잔치를 내년으로 연기한다면서 “코로나로 갇혀 지낸 올 한 해는 나이 계산에서 빼야한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내년(2021)에도 이 행사는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백신 때문이다. 정확하게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백신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내년 연말에 모이려면 내년 봄, 여름부터라도 백신 접종이 이루어져야 집단 면역이 형성되면서 늦가을이나 겨울부터 경제 활동이나 여행 등에서 숨통이 트일 텐데, 자신없어 하는 정부를 보니 기가 찬다.


문재인 정부는 백신 구매 등 제 할 일은 하지 않고 ‘매드 우먼(mad woman)’쇼를 벌여 국민 편싸움을 시키다가, 다급해 지니까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개인의 무책임한 행동에는 법적 책임”을 묻고 “경찰력을 최대한 동원하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


올해 코로나 국면에서는 의료진과 국민들의 봉사와 희생, 자발적 참여가 큰 역할을 했다. 최고의 방역은 백신의 확보인데, 정부는 그동안 뭘 했기에 백신 한 방울 없이 겨울을 맞으면서 국민들만 힘들게 하는가?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 등 외국에서는 인구의 몇 배에 해당하는 백신의 구매계약을 마치고, 이미 접종을 시작했다. 특히 캐나다는 인구가 4000만이 채 안되지만, 1억7600만명 분의 백신을 확보했고, 쓰고 남은 백신은 못 사는 나라들에게 제공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우리 국민이 캐나다의 쓰다 남은 백신을 얻어다가 접종 받아야 하나?


문재인 정부는 세계 30개국이 하고 있는 백신 접종은커녕, 백신 도입 시기가 내년 3월인지 6월인지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왜 못 밝힐까? 도입할 백신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리 인구 1회분에도 미달하는 4400만명 분의 백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우리 정부와 계약이 마무리된 곳이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 분이다. 그런데 이 백신은 효과가 70% 정도로 제일 낮은데다가 부작용 발생으로 임상 3상을 다시 하고 있다. 언제 승인이 날지도 모른다.


나머지 모더나의 1000만명 분 백신과 화이자의 1000만명 분, 그리고 얀센의 400만명 분은 연내로 계약도 어렵고, 언제 도착될지 알 수도 없다.


외신을 보면, 화이자의 백신은 이미 내년 상반기 생산분 까지 계약이 끝났다.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 영국, 일본 등 12개 국가가 8개 제약사의 코로나 백신의 53%를 선구매했다. 특히 화이자 백신은 전량, 모더나 백신은 96%를 이들 부자 나라들이 선점했다.


나머지 1000만명 분은 다국적 코로나 백신 공동 구매 프로젝트인 코벡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서 할 예정인데 어떤 백신이 언제 들어올지 아무도 모른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백신은 내년 중에는 가능하지 않다. 국산 코로나 치료제가 그나마 가시권에 있다지만, 치료제는 코로나에 걸린 사람에게 필요하지, 코로나에 걸리지 않게 백신 접종을 하고 편한 마음으로 국내로 해외로 영업하고 여행하고 싶은 국민 입장에서는 말이 안 된다.


외신은 백신접종이 끝난 나라의 경우 입국하는 외국인에게 <접종확인서>를 요구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다. 일종의 면역통행증이다.


문재인 정부는 사실 코로나의 창궐로 뜻하지 않게 덕을 많이 봤다. 청년 일자리와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폭등 등 각종 경제정책의 실패도 덮고 항의하는 시민들의 집회도 봉쇄하고, 각종 권력형 비리에 대한 관심도 가리고 총선에서도큰 재미를 봤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백신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난 여름부터 목소리를 높여왔다. 만약 청와대가 “백신을 조기에 확보하라”고 한 마디만 했으면, 양상은 조금이라도 달라졌을 테다.


대통령이 물어봤다는 이유만으로 멀쩡한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을 중단시키고 후환이 두려워 관련 서류도 없애 버리는 나라 아닌가?


백신 한 방울 확보도 않고 느닷없이 ‘코로나의 끝이 보인다’던 대통령도 이제는 미망(迷妄)의 동굴에서 나와서, ‘어디가 터널의 입구이고 끝인지’ 제대로 좀 살펴보기 바란다.


이웃 나라 보기에 부끄럽고, 코로나로 계속 고통 받아야 할 국민들에게 미안하지도 않은가?


글/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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