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하면 보상금 어마어마’ 심정수 27억 깨질까
입력 2020.12.19 07:22
수정 2020.12.19 07:23
FA 보상금 역대 최고액은 심정수 27억
이대호와 양현종 이적하면 경신 가능
활활 타올랐던 2021년 KBO리그 FA 시장이 다시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
이번 FA 시장은 두산에 잔류한 허경민이 4+3년간 최대 85억 원의 잭팟을 터뜨리며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허경민이 포문을 열자 이번에는 최주환이 4년간 42억 원으로 SK 유니폼을 입게 됐고, 두산 왕조의 또 다른 밑거름이었던 오재일도 대박 계약을 품었다. 그는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4년 50억 원에 계약하며 생애 첫 FA 계약을 만족스럽게 마쳤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이번에는 광주에서 소식이 들려왔다. 4년간 꾸준한 활약을 펼쳤던 최형우가 잔류를 선언, 3년간 47억 원을 보장받으며 내년에도 타이거즈의 4번 타자로 나설 전망이다.
이후 정수빈이 두산에 잔류하면서 6년 최대 56억 원 계약을 맺은 것을 끝으로 FA 시장은 다시 조용해진 모습이다.
아직 계약을 맺지 못한 이들 중 굵직한 선수들이 상당하다. 미국 진출을 염원하는 양현종을 비롯해 롯데의 심장인 이대호, 투수 최고액 기록을 썼던 차우찬, 두산 왕조의 유격수를 담당했던 김재호는 적지 않은 나이가 약점이나 어느 팀을 가든 제 역할을 다할 선수들로 꼽힌다.
KBO리그 FA 시장에서는 15년째 깨지지 않는 기록 하나가 있다. 바로 FA 보상금이다.
KBO리그에서는 FA 자격을 갖춘 선수가 타 팀으로 이적할 때 보상금이 발생하는데, FA 등급제가 첫 시행된 현재 규정대로라면 보상금이 없거나 당해 연봉의 100% 또는 200%, A등급 선수의 경우 최대 300%까지 원소속팀에 내줘야 한다.
이번 FA 시장서 첫 보상 선수는 최주환을 데려간 SK서 나왔다. 두산은 SK로부터 20인 외 보호 명단을 받았고, 2루수 자원인 강승호를 지명했고 최주환 연봉의 200%인 5억 4000만 원을 받게 됐다.
KBO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보상금이 발생한 선수는 2005년 삼성으로 이적한 심정수다. 심정수는 당시 천문학적인 액수였던 4년간 60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는데 원소속 구단인 현대는 보상 선수 대신 전액 보상금을 선택했다.
눈여겨볼 점은 이때 보상 규정이 연봉의 300%+선수 1명 또는 450%였다는 점이다. 따라서 당해 연봉 6억원이었던 심정수의 보상금은 무려 27억원에 달했다. 즉, 삼성은 심정수를 영입하기 위해 87억원을 소모한 셈이었다.
역대 2위는 2018년 롯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강민호다. 이미 1차 FA 때 대박 계약을 맺었던 강민호는 연봉 10억 원을 받았고, 삼성은 보상금 200% 규정에 따라 선수 1명(나원탁)과 20억 원을 롯데에 건넸다.
이번 FA 시장서 심정수의 보상금 역대 최고액을 갈아치울 선수는 이대호와 양현종, 최형우 등 총 3명이었다. 이중 최형우가 KIA에 잔류하며 목록에서 탈락했고 이제 남은 선수는 이대호와 양현종이다.
이대호의 경우 25억원+1명 또는 50억원의 보상금이 발생하며 양현종 역시 최대 46억원을 KIA에 안겨야 데려올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대호의 경우 현실적으로 이적이 어렵지만 30대 초반의 리그 지배자인 양현종은 군침을 흘릴 팀들이 존재할 수 있어 이적 시 심정수의 보상금을 깰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