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덕” 푸스카스상 받은 손흥민, 베르통언에 위트 있게 화답
입력 2020.12.18 10:28
수정 2020.12.18 10:30
아라스카에타-수아레스 제치고 아시아 선수 두 번째 수상
수상 소식에 ‘도움 기록’ 베르통언 축하의 영상 통화
손흥민(28·토트넘)이 한국 축구 선수 최초로 푸스카스상을 수상했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각) 오전 스위스 취리히 국제축구연맹(FIFA)서 펼쳐진 ‘2020 더 베스트 풋볼 어워즈’에서 푸스카스상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11월 후보에 올라 최종 3인에 포함된 손흥민은 팬(50%)과 전문가(50%)의 투표를 합산한 최종 결과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구단, 팀원, 팬들의 지지를 받은 손흥민의 푸스카스상 수상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다.
화려함과 독특함을 뽐낸 루이스 수아레스의 힐킥 골,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의 장거리 오버헤드킥 골도 만만치 않은 득표력을 자랑했다.
차이는 2표에 불과했다. 손흥민은 전문가 투표에서 13점을 받아 수아레스(11점)와 아라스카에타(9점)에 앞섰다. 오히려 팬투표에서는 손흥민(11점) 아라스카에타(13점)에 밀렸다. 손흥민은 총점 24점(전문가 투표 13점, 팬투표 11점)으로 아라스카에타(총점22)-수아레스(총점22)에 앞서 수상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다. 아시아 선수로는 2016년 마구 같은 프리킥을 선보인 말레이시아의 모하메드 파이즈 수브리에 이어 두 번째 수상이다.
헝가리의 전설적인 공격수 페렌츠 푸스카스 이름에서 따온 푸스카스상은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정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당연도 상반기까지 세계 모든 축구 경기에서 나온 골 중 가장 아름다운 골을 선정해 시상한다.
손흥민은 “푸스카스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다. 엄청난 골이었다. 경기 중에는 얼마나 멋진 골인지 알 수 없었지만 경기 후 다시 보면서 나도 놀랐다”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짧은 터치로 '본의 아니게' 푸스카스상 골의 어시스트 기록자로 남은 얀 베르통언(33벤피카)은 시상식 진행 중 손흥민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건넸고, 손흥민도 "슈퍼 얀! 엄청난 어시스트였다. 도움이 없었다면 골을 넣지 못했을 것"이라는 위트있는 농담으로 화답했다.
당시 베르통언은 솟아오른 볼에 발만 살짝 갖다 대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이후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라인 부근에서 약 70m를 홀로 질주해 상대 문전까지 파고든 뒤 골을 넣었다. 득점 전 패스를 한 선수의 어시스트로 인정하는 프리미어리그 규정상 베르통언은 도움을 기록했다.
베르통언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된 후 포르투갈 리그 벤피카로 이적했다.
한편, 토트넘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의 수상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집으로 가는 길에 시상식을 보고 있다. 손흥민이 푸스카스상을 수상했고 시즌 최고의 골이었다. 당연히 손흥민이 수상해야 한다"며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