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체질개선 다음은 ‘품질경영’…MLCC 경쟁력 본궤도
입력 2020.12.14 14:06
수정 2020.12.14 14:07
품질보증실 4년 만에 부활…수동소자 영향력 강화
수익성 높은 컴포넌트 비중 확대…고공성장 기대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이 품질 경영을 통해 수동소자 경쟁력을 본궤도로 끌어올린다. 삼성전기가 모듈 사업에서 수동소자 중심의 사업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한 만큼 그 영향력을 공고히 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향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삼성전기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제품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떠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글로벌제조센터와 품질보증실 신설을 골자로 하는 내년도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두고 있었던 품질보증실을 각 사업부로 분산 시킨 후 4년만의 일이다.
이번 품질보증실 신설은 품질 제고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경 사장의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 실제 경 사장은 지난 4월 컴포넌트설비 선진화 전담팀(TF)을 만들어 주력인 MLCC부문의 수율을 높이는 등 경쟁력을 끌어올린 바 있다.
업계에서는 컴포넌트 사업으로의 체질개선에 성공한 삼성전기가 경 사장의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한 층 더 높은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기는 기존 주력이던 모듈과 기판 부문 사업 비중은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컴포넌트사업 비중을 확대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전기의 모듈솔루션 부문 매출 비중은 올 3분기 기준 38.6%로 지난 2015년 말(42.7%) 대비 4.1%p 하락한 반면 컴포넌트사업부 매출 비중은 같은기간 32.5%에서 42,4%로 10%p 가까이 상승했다.
이는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와 전기자동차 보급 이후 필수 부품인 파워인덕터와 MLCC 등 수동소자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MLCC는 모바일·PC 등 각종 IT 기기의 핵심 부품으로, 전기를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회로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전장용 MLCC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통상 전장용 MLCC의 경우 IT용 대비 3~10배 정도 비싸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통상 컴포넌트솔루션의 영업이익률이 10%대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비중 증가는 전체 실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모듈솔루션의 경우 3~4%대의 영업익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덕분에 삼성전기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302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9.9%늘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215.1% 급증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서비스의 확대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먹거리 사업의 본격적인 태동으로 삼성전기의 컴포넌트사업은 더욱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품질경쟁력 강화를 통해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기는 향후 품질경영과 더불어 원재료 내재화 등을 통해 소자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유전체, 내외부전극 등 원재료 공장을 구축했다. MLCC의 핵심기술인 원재료를 직접 개발하고 내재화한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