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 현대重 인수 유력…'수출효자' 역할 커지나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입력 2020.12.03 11:45
수정 2020.12.03 11:46

이르면 4일 인수우선협상자 선정…인수가 8천억 이상

공급망·서비스·기술력 공유로 글로벌 경쟁력 '쑥'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우선협상자 선정이 이번 주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의 인수가 유력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가 결합되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발휘하고 '수출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3일 투자은행(IB) 등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수우선협상자 선정은 이르면 4일 이뤄질 전망이다. 두산 그룹이 연내 3조원 규모 자구안을 이행하려면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인수 가격은 현대중공업지주 측이 8000억원 이상을 써냈으며 또 다른 인수후보인 유진그룹은 이에 못 미치는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조달 계획, 향후 운영 방안 등에서도 현대중공업지주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성공하면 양사간 공급망, 서비스, 기술력 공유가 이뤄져 글로벌 상위업체들과 어께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실제 산업연구원이 올해 초 발표한 '세계 건설기계시장 동향' 보고서의 2018년 글로벌 건설기계 매출 통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68억1900만 달러(약 7조5000억원)를 기록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3.7%를 차지했다.


아울러 현대건설기계는 매출 28억5300만 달러(약 3조1300억원)로 시장점유율 1.5%를 기록했다.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가 결합하면 시장점유율 5.2%로 글로벌 6위 건설기계업체로 뛰어오르게 된다.


특히 양사는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견조한 판매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1~9월 중국 굴삭기 시장에서 1만4348대를 판매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건설기계도 같은 기간 굴삭기 판매량이 6054대로 전년 동기(6002대) 대비 소폭 늘었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책으로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양사가 공동 세일즈를 통해 앞으로도 판매량을 대폭 늘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밖에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 발 빠른 기술혁신이 요구되고 있다는 점도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 결합의 중요성을 더한다.


정만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건설기계 시장은 정보통신기술, 사물인터넷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건설기계가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친환경 추세에 맞는 고효율, 저배기, 저소음 장비 연구개발도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어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서 건설기계 업체들은 기술 혁신을 이루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인수합병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은 효과를 바탕으로 상위 5개사가 전체 건설기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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