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레임덕인가?"…국민의힘, 추·윤 국정조사 민주당 수용 촉구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0.11.27 12:47
수정 2020.11.27 12:47

이낙연 대표가 먼저 꺼낸 국정조사, 야권이 요구서 제출

막상 수용하니 윤석열에 판 깔아줄까 발 빼려는 민주당

김성원 "민주당, 이낙연 '식물 당대표' 만들려는 것인가"

주호영 "이낙연 '레임덕' 온 것인가…무게가 그 정도밖에?"

국민의힘·국민의당 및 야권 성향 무소속 의원 110명이 27일 추미애 법무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 명령 등으로 인한 법치문란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공동 발의해 제출했다. 아울러 윤 총장을 둘러싼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먼저 꺼낸 뒤, 야당이 호응하자 슬쩍 발을 빼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 신속하게 수용해 줄 것을 촉구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전주혜·배현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의안과를 찾아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김성원 부대표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무너진 경제, 부동산 폭등으로 인해 국민적 불안이 지속되고 가속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싸움에 대해 국민들께서는 하루 빨리 종식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 부대표는 "이낙연 대표가 제안했던 윤석열 국정조사를 민주당에서 바로 임해주시길 바란다"며 "이낙연 대표가 지금 자가격리 중인데, 민주당은 더이상 이 대표를 '식물 당대표'로 만들지 말고 즉시 국정조사에 임해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 부대표의 언급은 앞서 이낙연 대표가 선제적으로 윤 총장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냈음에도, 민주당이 망설이고 있는 기류를 꼬집은 것이다. 이 대표가 추 장관의 행보에 발을 맞추기 위해 국정조사 카드를 꺼냈지만, 오히려 국민의힘이 적극 수용 의사를 보이며 판을 키우자 되레 윤 총장만 띄워주는 결과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조된 것이다.


이 대표는 같은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중대한 사안을 국회가 조사·확인하고 제도적으로 정리하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국정조사'라는 명시적인 단어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이 대표는 "야당은 그렇게 심각한 문제마저 정쟁이나 정치게임으로 끌고가려 한다"며 야당을 겨냥해 '정쟁 몰이'를 하기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의 행보를 질타했다. 그는 "이 대표가 강하게 국정조사를 검토하라고 했는데 당에서 거부하면 이 대표의 레임덕이 왔다는 것인가"라며 "국민적·국가적 관심사이고 국기문란 사건인 이 사건을 국정조사하지 않으면 (국정조사 제도는) 어디에 쓰라고 만들어놓은 것이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정쟁 몰이'에 대해서도 주 원내대표는 "야당이 무엇을 정쟁으로 몰고 가고 있는가, 정쟁으로 몰고 간다는 말 자체도 말이 안 되지만 그렇기에 윤석열 총장에 한해서만 국정조사를 해도 좋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며 "그러면 이낙연 대표는 정쟁을 유발하기 위해 국정조사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인가, 국회의 가장 중요한 권능 중 하나인 국정조사를 정쟁으로 몰고 간다는 발상 자체에 납득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답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낙연 대표가 먼저 요구한 것인데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은 이 대표가 레임덕이 온 것인지, 이 대표 말의 무게가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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