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이혜훈·조은희…멀어진 '안오유'에 주목받는 서울시장 女 후보군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입력 2020.11.16 00:00 수정 2020.11.16 04:32

몸 푸는 나경원, 출간 계기로 입 열까 주목

'3선' 이혜훈도 내주 중 출마 선언할 듯

국민의힘 '여성 가산점' 결론 주목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후보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과이혜훈 전 의원 ⓒ데일리안

내년 4·7 서울시장선거의 분위기가 슬슬 달아오르는 상황에서, 여성 후보군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야권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대권 직행'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인해 열리는 만큼 야권의 여성 후보 출마가 필승 카드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성 후보군 중 가장 묵직한 무게감을 자랑하는 정치인은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이힘 전신) 의원이다. 4선에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정치적 체급이나 인지도 면에서는 가장 서울시장에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총선 낙마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던 나 전 의원은 다음 주 주말을 전후해 저서를 출간하며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예정이다. 책의 가제는 '나경원의 증언-그래도 봄은 온다'로 저서에는 지난 20대 국회 후반기 여야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에 대한 뒷이야기를 담았다.


나 의원 본인은 아직까지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어떠한 견해를 밝힌 적은 없지만, 선거를 앞두고 책을 출간하는 만큼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서울시장 출마설이 일 가능성이 크다. 나 전 의원 역시 출간을 계기로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자신의 고민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중진 의원 중에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또 다른 여성 정치인으로는 이혜훈 전 의원이 꼽힌다. 앞서 "주변에서 권하는 분이 많아 고민 중"이라고 밝혔던 이 전 의원은 오는 19일께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전 의원은 그간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서울은 특별히 제가 관심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오랫동안 국회의원을 해왔던 곳이기 때문에 어떤 문제점에 대해서 많은 고민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경제통'이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부동산 이슈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전 의원의 강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전 의원 역시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핵심은 집값과 세금"이라며 "집값 상승 문제를 바로잡을 '경제' 서울시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해왔다.


행정가 출신 조은희·박춘희, 일찍이 의사 밝혀
조은희 "서울시장 거쳐 가는 자리 아냐"…박춘희 "여성시장 필요"


구청장 출신의 여성 인사들은 일찍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출마 행보를 시작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지난해 10월, 가장 먼저 출마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조 구청장은 대시민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그만큼 잘 알려진 야권 정치인에 비해 비호감도 역시 낮다는 장점이 있다.


조 구청장은 오세훈 전 시장의 정무부시장을 지내는 등 서울시정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는 "서울시장 자리를 대선의 디딤돌로 활용하는 것은 시민들에게 예의가 아니다"며 행정가 출신의 서울시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조 구청장은 현재 서울 자치구 가운데 유일한 국민의힘 소속으로, 구내에서 역량을 입증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시가표준액 기준 9억 원 이하 1가구 1주택자의 재산세 감면 조례안을 공표해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은 '여성 시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지난 11일 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구청장은 "지난 9년간의 시정이 충격적인 사건으로 막을 내렸다"며 "무엇보다 전임 시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위해서라도 여성시장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박 전 구청장은 이혼 후 두 자녀를 키우기 위해 분식집을 운영하다 49세의 나이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이후 민선 5·6기 송파구청장을 지냈다.


윤희숙 국민의힘 초선 의원도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꾸준히 세평에 오른다. '나는 임차임입니다'로 시작하는 5분 발언으로 '스타 정치인'이 된 윤 의원은 경제학자 출신의 경제통으로 최근에도 경제 정책 관련 발언을 했다 하면 화제가 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종결 안 된 '여성 가산점' 논란…공관위 주목


한편 국민의힘은 '여성 가산점' 규정을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당규상 정치신인·여성·청년에게는 득표수의 20%를 가산점으로 부여하게 돼 있는데, 가산점으로 후보가 바뀔 가능성이 높아 논란이 있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지난 12일 회의에서 가산점 적용 문제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이에 따라 공천관리위원회가 예비경선과 본경선의 가산점 적용 비율을 손볼 예정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본경선에서 20%의 가산점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아 여성 후보 약진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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