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청년층 질좋은 일자리 ‘급감’…상용직 1년 새 24만명↓
입력 2020.11.15 12:00
수정 2020.11.15 11:20
지난달 상용직 증가폭 1999년 12월 이후 ‘최소’
구직단념자 절반 2030…“조건 맞는 일거리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20∼30대 청년 세대의 질 좋은 일자리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연합뉴스가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20∼30대 상용직 근로자는 1년 전보다 23만8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감소한 20∼30대 일자리(45만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2.9%는 양질의 상용직 일자리였던 셈이다.
통계청 분류에 따르면 상용직 근로자는 고용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를 의미한다. 임시직(1개월∼1년 미만)이나 일용직(1개월 미만)보다 계약 기간이 긴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로 분류된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 상용직 근로자가 1년 전보다 19만1000명 줄면서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20대 상용직 근로자도 4만7000명 감소했다. 15∼29세 청년층 상용직 근로자는 5만7000명 줄었다. 40대도 5000명 감소했다.
전체 연령대 중에서는 50대와 60대 이상 상용직만 늘었다. 지난달 상용직 근로자는 작년 동월 대비 1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같은 증가폭은 1999년 12월(-5만2000명) 이후 21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다.
상용직 근로자의 작년 대비 증가 폭은 올해 1월(66만4000명) 정점을 찍은 뒤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9개월 연속으로 줄어들고 있다.
대기업들조차 선뜻 채용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9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 기업(120곳)의 절반(50.0%)은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답했다.
청년층 근로자 비중이 큰 대면 서비스 업종이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은 것도 상용직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감소 폭이 큰 업종은 숙박·음식점업(-9.9%), 도·소매업(-5.2%) 교육서비스업(-5.5%) 등이었다.
청년층 ‘구직단념자’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구직단념자 61만7000명 중 절반이 넘는 32만2000명(52.2%)은 20∼30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의 구직 단념 이유로는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를 꼽은 사람이 11만6000명(36.0%)으로 가장 많았다.
‘이전에 찾아보았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를 이유로든 사람은 7만6000명(23.6%)으로 집계됐다. 이어 ‘교육·기술·경험이 부족해서’가 5만9000명(18.3%), ‘전공이나 경력에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가 5만4000명(16.8%)으로 나타났다.
구직단념자는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 가능성도 있지만 노동시장상의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 중 지난 1년 내 구직 경험이 있었던 사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