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끌어안는 GS리테일, 유통 넘어 물류업 강자로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0.11.16 06:00
수정 2020.11.13 16:02

1만5000여개 편의점과 320여개 수퍼 매장의 온라인 거점화

GS네트웍스 중심 물류경쟁력 확대…통합물류 시스템 구축으로 탑 티어 도약

내년 7월을 기점으로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하는 GS리테일이 유통을 넘어 물류업 강자로 재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롯데, 신세계 등 오프라인 채널에 강점을 갖고 있는 유통공룡과 마찬가지로 편의점, 슈퍼마켓 등 매장을 온라인 거점으로 활용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GS리테일과 GS홈쇼핑 물류 인프라를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업계 탑 티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 양사 이사회는 지난 10일 합병 안건을 출석이사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와 내년 5월 개최될 예정인 양사의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7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GS리테일이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합병 후 자산 9조원, 연간 취급액 15조원 규모의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공룡으로 거듭나게 된다.


GS리테일은 합병을 통해 오는 2025년 취급액 25조원 달성한다는 목표다. 편의점은 올해 9조원에서 2025년 12조원, 모바일 부문은 2조8000억원에서 7조원, TV홈쇼핑은 1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 슈퍼마켓은 1조5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 등으로 각각 규모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유통업뿐만 아니라 물류업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가 각각 보유하고 있는 물류 인프라를 통합해 기존 편의점 택배와 홈쇼핑 배송을 뛰어넘는 종합물류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물류사업의 핵심은 GS리테일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GS네트웍스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GS네트웍스는 식자재유통, 수출입 국제 운송, 3자물류(3PL) 등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편의점 GS25의 택배서비스를 운영하는 씨브이에스넷을 흡수합병해 편의점 택배까지 사업 영역이 확대됐다. 작년 매출액은 3924억원, 영업이익 13억원을 기록했다.


내년 합병 이후 GS리테일은 전국 1만5000여개 편의점과 320여개 슈퍼마켓 매장을 피킹 앤 패킹 센터(PP센터)로 활용해 온라인 물류 인프라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업계가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임대료가 높은 도심지에 별도 물류센터를 마련하는 것에 비해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전국 콜드체인망(저온센터 20개)과 전국 택배망(물류센터 28개, 전담사 24개) 그리고 편의점,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점포 등을 통합해 통합물류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이 같은 합병 전략이 수년전부터 준비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GS리테일로 합병되는 GS홈쇼핑 주요 임원의 임기는 2022년 3월로 내년 7월 합병 이후 임기만료가 도래한다는 점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호성 GS홈쇼핑 대표와 김원식 경영지원본부장(전무), 주운석 대외‧미디어 본부장(상무) 등 상근하는 등기임원 3명 모두의 임기는 2022년 3월13일까지다. 내년 7월 GS리테일로 흡수합병 된 이후 임기가 만료돼 자연스럽게 경영진 교체도 이뤄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에 대해 잠시 오너가의 지배를 벗어났던 GS홈쇼핑이 다시 오너가의 품으로 복귀한다는 데 의의를 두는 시각도 있다.


GS홈쇼핑은 작년까지 당시 오너가인 허태수 GS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러다 올 초 허태수 부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GS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현 김호성 대표가 맡고 있다.


하지만 내년 7월 GS리테일로 합병되면 다시 오너가인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의 품으로 들어가게 된다.


한편 이번 합병으로 GS리테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급여나 상여금 등 복지수준이 높은 GS홈쇼핑 직원들의 내부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양사의 올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GS홈쇼핑의 직원 연간 평균급여는 1인당 3200만원인 반면 GS리테일은 2600만원으로 23%가량 GS홈쇼핑이 높은 편이다. 영업이익률의 10%대 초반을 유지하는 GS홈쇼핑에 비해 GS리테일은 2~3%대로 낮아 성과급에서도 격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