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현장 경영 행보 재개…“디자인 혁명 이루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디자인 비전 제시로 현장 경영 행보를 재개했다. 지난달 23일 베트남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지 3주 만으로 부친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첫 경영 행보다.

이재용 부회장은 12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 연구개발(R&D)캠퍼스에서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고 미래 디자인 비전과 추진 방향 등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디자인에 혼을 담아내 다시 한 번 디자인 혁명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자"며 "도전은 위기 속에서 더 빛난다. 위기를 딛고 미래를 활짝 열어가자”고 사장단에게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대표,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등을 비롯한 세트 부문 경영진과 승현준 삼성리서치 연구소장(이상 사장), 이돈태 디자인경영센터장(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부터 사업부별 디자인 전략회의를 진행해 왔으나 이날 올해 처음으로 이 부회장 주관으로 전사 통합 디자인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이는 인공지능(AI)·5세대이동통신(5G)·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의 발달로 기기 간 연결성이 확대되고 제품과 서비스의 융·복합화가 빨라지는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아우르는 ‘통합 디자인 역량’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날 현장 방문은 부친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첫 경영 행보로 이 부회장이 미래 디자인 전략회의를 주재한 것은 이 회장의 ‘디자인 경영’을 한 차원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진 리드카 버지니아 대학 다든(Darden)경영대 부학장, 래리 라이퍼 스탠포드대학 디스쿨 창립자 등 글로벌 석학들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최신 디자인 트렌드와 혁신 사례도 공유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가정에서 운동·취침·식습관 등을 관리해주는 로봇 ▲서빙·배달·안내 등이 가능한 로봇 ▲개인 맞춤형 콘텐츠 사용 등이 가능한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등 차세대 디자인이 적용된 시제품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제품의 성능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1996년 ‘디자인 혁명’을 선언하고 ▲디자인경영센터 설립 ▲글로벌 디자인 거점 확대 ▲디자인 학교(SADI) 설립을 통한 인재 발굴 및 양성을 추진해왔다.

현재는 서울·샌프란시스코·런던·뉴델리·베이징·도쿄·상파울루 등에 위치한 글로벌 디자인연구소 7곳에서 디자이너 1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