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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재판 또 재판’...”경영 부담 가중”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11.08 06:00
수정 2020.11.09 08:05

9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기일 출석

3세 경영 안착에 대내외 경영환경 급변 분주

연이은 재판으로 경영행보 발목 우려 목소리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경영권 승계 의혹 재판 등 연이은 재판으로 경영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3세 경영 기반 마련과 글로벌 경영행보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 주관으로 열리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기일에 출석한다.


공판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어 이 부회장도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진행된 공판준비기일에는 전날 부친상을 당해 변호인을 통해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못했다.


원래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재판부 심리 및 검찰과 피고인 측 입증 계획 등을 논의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하지만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공판준비기일에 이 부회장의 출석을 요청하는 소환장을 보내 출석이 예정돼 있었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은 지난 1월 특검의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중단됐다가 기각된 후 9개월만에 재개된 것이다. 이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공판이 이어질 예정으로 그만큼 이 부회장이 법원을 자주 오가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앞서 지난달 22일 첫 공판준비기일로 경영권 승계 의혹 관련 재판도 개시됐다. 재판부가 내년 1월14일을 다음 준비기일로 잡았고 본격적인 공판이 그 이후 열릴 예정이어서 이 부회장이 당분간 재판에 출석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정농단 재판보다 사안이 훨씬 복잡해 장기전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 2017년 초 시작된 국정농단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 승계 의혹 관련 재판은 이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이 부회장으로서는 이 회장의 별세 이후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통해 3세 경영을 안착시켜야 하는 상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중 무역분쟁, 일본 정부의 핵심소재 수출 규제, 4차산업혁명 등으로 인해 시시각각으로 급변하고 있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부회장이 이를 위해 최근 유럽과 베트남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 해외 현장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연이은 재판으로 인한 사법리스크로 글로벌 경영 행보에 제동에 걸릴 수 있다. 일분일초가 바쁜 글로벌 기업 총수로서는 재판 일정에 따라 스케줄을 맞춰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어 불확실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당장 다음 출장지로 꼽히고 있는 일본 방문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 최근 기업인 입국 절차가 완화된터라 원활한 부품 소재 공급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출장길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재판으로 인해 일정 잡기가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형 인수합병(M&A) 등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 삼성은 지난 2016년 9조원에 하만을 인수한 이후 대형 M&A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최근 10조3000억원을 투자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 인수하기로 한 것과 대비된다.


공교롭게도 국정농단 재판이 시작된 이후 대형 M&A가 실종된 상태인데 경영권 승계 의혹 재판까지 이어지면서 향후 3~4년간 추가적인 대형 M&A가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암울한 시각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잘 갖춰져 있는 만큼 일상적인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은 맞지만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총수의 판단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부회장이 연이은 재판으로 경영에 전념하기 어려워지면서 성장의 기회를 놓치게 되면 이는 국가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깃발 뒤로 삼성 서초사옥이 보인다.(자료사진)ⓒ연합뉴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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