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에 프로포폴 투약…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 집행유예
입력 2020.11.04 09:14
수정 2020.11.04 09:17
성형외과 의사, 마약류관리법 위반·중과실치사 혐의로 기소
재판부 "죄책 가볍지 않으나 피고인도 심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
자신이 일하는 성형외과에서 사용하는 프로포폴을 교제하던 여친에게 불법 투약했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성형외과 의사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최창석 부장판사)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중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이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원을 별도로 선고했다. 우유주사로도 불리는 프로포폴은 빠르게 단시간 동안 정맥으로 투여되는 수면마취제다.
이씨는 지난 해 4월 자신이 일하던 성형외과에서 무단으로 프로포폴을 가져와 교제하던 A씨에게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이씨는 불면증으로 잠들지 못하는 A씨에 프로포폴을 투약한 뒤 새벽에 외출했다. A씨는 이씨가 외출한 사이 직접 프로포폴 투약 속도를 높였다가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잠에서 깬 A씨는 전화로 투약 속도를 올리면 안 될지 물었고, 이씨는 안 된다고만 대답했을 뿐 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프로포폴을 부실하게 관리하고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과 피해자가 동거하는 연인이었던 점과 이 사건으로 피고인도 심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