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이도현·변우석·옹성우·이재욱, 20대 男 주인공들의 세대교체 알린다
입력 2020.10.17 09:40
수정 2020.10.17 09:41
현재 방영되고 있는 미니시리즈를 살펴보면 어떤 배우가 주가를 높이고 있는지 살필 수 있다. 최근에는 20대 초, 중반의 남자주인공들이 각 방송사 미니 시리즈 주연으로 대거 포진돼 김수현, 정해인, 박서준을 잇는 다음 세대들의 판도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하고 있는 건 JTBC '18 어게인'의 이도현과 tvN '청춘기록'의 변우석이다. 이도현은 2017년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으로 데뷔해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tvN '호텔델루나'를 포함해 다섯 작품 만에 '18 어게인' 주인공 자리를 따내 김하늘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18 어게인'에서 이도현은 홍대영(윤상현 분)이 과거로 돌아간 시절의 모습을 연기 중이다. 이도현은 과거의 홍대영과 고우영으로서의 두 가지 모습을 섬세한 감정 연기로 보여주고 있다. 고등학생 모습으로 현재의 아내 정다정(김하늘 분)을 대하는 연기와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는 이란성 쌍둥이 아들, 딸과의 교감도 눈길을 끈다. 매회 이도현은 발군의 연기력으로, 짧은 시간 안에 주인공으로 캐스팅 된 우려의 시선을 깨끗이 걷어내고 있다.
tvN '청춘기록'은 현재 방송 중인 미니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만큼 주인공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 박보검, 박소담은 이미 많은 드라마,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던 이력이 있었지만 변우석은 얼굴마저 낯선 신예다. 모델 출신 배우로 2016년 tvN '디어 마이 프렌즈'로 연기를 시작해 웹드라마를 제외하고는 2019년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JTBC 조선혼담 공작소 꽃파당' 이후 '청춘기록'이 네 번째 미니시리즈 작품이다.
변우석은 극중 사혜준(박보검 분)의 절친한 친구 원해효 역을 맡았다. 원해효는 금수저로 모든 것을 지원 받아 모델부터 배우까지 승승장구 했으나, 친구 사혜준이 옆에서 단숨에 스타가 되는걸 바라보며,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성장통을 앓고 있다. 여기에 사혜준의 여자친구 안정하(박소담 분)을 짝사랑하며 편한 남사친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묘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사실 변우석은 극 초반, 캐릭터에 잘 묻어나지 않았지만 회차를 거듭할 수록 안정된 연기로 원해효에 스며들고 있다. 현재 박보검이 해군에 입대한 상황으로, '청춘기록'이 종영 한 후, 물리적 관심이 변우석에게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도현과 변우석이 선전했다면 이재욱과 옹성우는 극 초반으로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는 시각이다.
옹성우는 JTBC '경우의 수'에서 주인공 이수 역을 맡아 신예은과 멜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경우의 수'는 워너원 출신의 옹성우와 웹드라마 '에이틴'에서 10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신예은이 주인공인만큼, 중장년층보다는 젊은 시청자에게 어필 되고 있다. 옹성우는 전작 '열여덞의 순간'보다 훨씬 편안한 감정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 탄력 받은 연기력으로 남은 회차 동안 시청층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주력해야 한다.
KBS2 '도도솔솔라라솔'의 이재욱도 첫 주연으로 이제 막 걸음을 뗐다. 아직 4회밖에 방영되지 않았으므로 그의 활약을 평가하기는 이르나, 지금까지 필모그래피에서 매번 다른 연기와 이미지로 호평을 받았던 터라 기대감이 높다.
tvN '알함브라의 궁전'로 첫 드라마를 시작한 이재욱은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세 편에서 존재감 있는 서브 주인공을 맡은 후 '도도솔솔라라솔'의 주인공 자리를 거머쥐었다.
비교적 적은 작품으로 주인공까지 직행한 이들은 작품의 이름만 바뀔 뿐, 주연을 맡은 배우들이 한정돼 있던 드라마계에 신선함을 주고 있다. 이들에게 첫 주연작은 차기작 선택 폭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담감을 극복하고 모든 연령층에게 배우로서 자리매김 해야하는 것이 이들의 현재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