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쏘 충전요금 5만6000원→4만4000원…디젤차 대비 경쟁력↑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0.10.13 12:01
수정 2020.10.13 12:08

현재 수도권 수소충전비용, 동급 디젤차와 큰 차이 없어

현대제철 수소공급 출하센터 완공시 수소가격 20% 하락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이 수소 인프라 확충에 나서면서 현대자동차가 만드는 수소연료전지차(수소전기차)의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체철이 수소 생산·유통시설을 확대 등을 추진하고, 현대글로비스는 자체 개발 중인 ‘수소 공급망 관리 최적화 플랫폼’ 구축에 나서면서 수소차용 수소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업계는 전날 충남 당진 현대제철에서 ‘당진 수소차용 수소공급 출하센터 착공식’과 ‘수소차용 수소 유통산업 발전을 위한 협약식’을 진행했다.


현대체철의 부생수소를 수소충전소에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부생수소 출하센터는 연간 최대 수소차 1만3000대분의 수소(2000t)의 수소를 서울, 경기, 충남, 충북, 전북 지역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현대체절 수소생산공장에서 생산된 수소를 저장했다가 수소튜브트레일러에 고압(200bar)으로 적재하는, 수소 유통 과정에서 필수적인 시설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충전소 수소 잔량, 튜브트레일러 운영현황, 일일 수소 출하량 등 각 과정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이들 데이터에 운영 알고리즘을 적용해 최적의 충전 공급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당진에서 약 150km 반경 내 충전소를 대상으로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고 향후 물류 커버리지를 전국으로 넓혀 권역별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부는 부생수소 출하센터가 완공되는 내년 초부터 현재 수소충전소에 공급되는 수소가격(약 7000원대 초반)보다 최소 20% 이상 저렴하게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소충전비용이 내려가면 수소차가 일반 내연기관차량 대비 연료비 측면에서 큰 장점이 없다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수소충전비용은 지역별로 다르지만, 울산 등 부생수소가 생산되는 공장들과 가까운 지역은 7000원대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8800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판매되는 유일한 수소차인 현대차 넥쏘는 1회 완충시 6.33kg의 수소가 충전되며, kg당 복합연비는 국내 인증 기준 96.2km다. 완충시 총 주행가능거리는 609km다.


수도권 지역에서 넥쏘를 타는 소비자는 kg당 충전비용이 8800원, 1회 완충 비용으로 5만5704원을 지불해야 했다. 이는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도 월등히 저렴한 수준은 아니다.


넥쏘와 비슷한 크기의 중형 SUV의 경우 디젤 모델의 연비가 12km/ℓ 내외다. 13일 전국 주유소 평균가격(오피넷 기준)인 ℓ당 1135원을 적용하면, 넥쏘의 1외 충전 주행거리와 같은 609km를 주행하는 데 드는 유류비용은 5만7544원이다.


ℓ당 디젤 가격이 1000원대 중반을 넘나들던 고유가 시대에는 연료비 측면에서 수소차의 경쟁력이 두드러졌지만, 요즘 같은 저유가 시기에는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산업부의 예측대로 부생수소 출하센터 완공 이후 수소 가격이 20% 저렴해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충전소로의 도매 공급 가격 인하가 소매가(충전비용)에도 반영된다면 기존 8800원인 수도권 충전비용은 7000원까지 떨어진다.


이 경우 넥쏘 완충비용도 4만4000원 수준까지 낮아지면서 디젤 중형 SUV의 유류비용 대비 1만3000원가량 저렴해진다. 비용 경쟁력 상승과 함께 공급망 개선으로 수도권 지역에 수소충전소가 늘어날 여지도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각종 세제혜택과 친환경 차종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넥쏘의 강점이었으나, 충전 인프라 부족과 생각보다 높은 충전비용은 대중화에 걸림돌이 돼 왔다”면서 “이번 현대제철 부생수소 출하센터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전국에 수소공급 인프라가 구축돼 비용경쟁력을 갖추고 충전소도 늘어난다면 좀 더 빠른 수소차 대중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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