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뮬란' 20만‧'디바' 10만…화제만 있고 흥행은 없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0.10.07 12:56
수정 2020.10.08 03:27

'뮬란'과 '디바'가 각각 인권 문제로 인한 보이콧, 여성 주체 캐릭터, 홍보 활동 등 다양한 화제 속에 개봉했지만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고 퇴장 수순을 밟고 있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6일 '뮬란'은 54개의 상영관에서 175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달 17일에 개봉해 누적관객수는 23만 4130명이다.


'뮬란'은 몸이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전쟁에 나가서 큰 공을 세우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1998년에 공개돼 사랑 받았던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해 개봉 전 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주연배우 유역비가 홍콩 경찰 시위 진압 발언을 하고, 엔딩 크레딧에 소수민족 인권 탄압 의혹, 중국 공안국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높은 관심은 반감으로 돌아섰다.


홍콩을 시작으로 온라인에서 '뮬란' 보이콧 운동이 등장했고 실시간 트렌드를 타고 전세계로 퍼졌다. 국내에서도 '뮬란'의 개봉 당일 보이콧 1인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디즈니의 영화란 점과 애니메이션 '뮬란'의 향수를 느끼고 싶었던 관객들로 인해 개봉 이틀 동안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뚜껑을 연 결과, '뮬란'은 애니메이션과 달리 성장하는 독립적인 여성이 아닌, 태어날 때부터 강인한 기질을 타고난 뮬란으로 탈바꿈 돼 있었다. 또 웅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전투 장면도 기대 이하라는 평이다. 이는 관객수 하락으로 직결됐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재확산된 시기라는 점도 악재가 됐다.


'디바'도 출격 당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흥행으로 연결시키진 못했다. 주연 신민아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 예고된 미스터리 스릴러 물이었고, 다이빙이라는 스포츠 영화에서 잘 다뤄지지 않은 소재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여기에 조예슬 감독, 신민아, 이유영을 필두로 제작진까지 다수 여성으로 이뤄진 영화라는 점에서 반가움을 샀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신민아는 MBC FM '정오의 희망곡', tvN '유퀴즈 온더 블럭' 등에 출연하며 '디바' 홍보 활동에도 열을 올렸다. 신민아가 방송에 출연할 때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신민아의 이름이 올라가기도 했다.


개봉 첫 날 박스오피스 1위로 시작했지만 곧바로 방탄소년단의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와 '테넷'에 밀려났다. 개봉 일주일 뒤 '담보', '국제수사', '그린랜드' 등 추석 연휴를 겨냥한 신작들이 개봉한 것도 관객수가 떨어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작품은 지난달 27일 개봉해 현재까지 10만 3593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6일 하루 관객수는 314명이다. 같은날 개봉한 장혁 주연의 '검객'은 2000명 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좋지 못한 기록이다.


현재 '디바'와 '뮬란'은 일일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각각 15위와 20위로 밀려났다. 관객수에 좌지우지되는 상영관 수도 86개와 54개로 줄어들었다. 사실상 막을 내린 수준이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도 월트디즈니의 명성과 신민아란 스타배우의 활약에 초라한 성적표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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