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속 조정 국면…곱버스 베팅하는 기관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입력 2020.09.28 05:00 수정 2020.09.27 22:19

기관투자가, 2주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 1900억 순매수

단기급등후 피로감 누적...미국발 이슈에 국내 증시 조정가능성

최근 코스피 등락이 심해지며 변동성 장세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기관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파르게 올랐던 증시가 최근 미국 나스닥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자 국내 증시도 조정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실제 코스피는 이달 중순부터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주간(9월 14일~25일) 기관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 1914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기간 KODEX 인버스에도 394억원을 사들였다. 이 인버스는 하루에 1% 하락하면 2%의 수익이 나지만, 하루에 1% 오르면 2%의 손실이 나는 상품이다.


특히 기관중에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로 분류되는 금융투자가 코스피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는 같은 기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가장 많이 사들였는데, 이 기간동안 1993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이는 전체 기관이 산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금융투자가 전부 매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는 이 기간동안 TIGER200과 KODEX200을 각각 1018억원, 799억원 사들이며 지수 상승에도 대비했다.


기관은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KODEX 레버리지 상품은 대거 순매도했는데 이 기간동안 1889억원을 팔아치웠다.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도 166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개인은 KODEX 레버리지에 2094억원 어치 순매수하며 기관과는 정 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개인은 오히려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도 1739억원 어치 사들이며 코스피 상승에 배팅하고 있다.


기관이 하락에 베팅하는 이유는 이달 들어 국내 개미들도 많이 사들인 테슬라와 애플의 주가가 폭락했고, 니콜라 사기 의혹, 11월에 치뤄지는 미국 대선 등에 따른 불확실성, 코로나19가 다시 재확산되면서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3~24일 이틀간 코스피는 -3.3%, 코스닥은 -5.2% 하락했는데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하락이 국내 증시의 조정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미국발 이슈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여파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발 경기부양책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고 그동안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전기차와 수소차발 악재가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난 FOMC회의가 시장 기대에 못미쳐 실망감이 커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연준은 저금리를 지속하겠다고 시사했지만 FOMC 이후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단기 급등으로 인한 피로감이 누적됐는데 예상치 못한 악재들이 쏟아지면서 지수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추석 전 2거래일 동안은 지수가 횡보할 가능성이 크고 향후 2주 코스피 밴드는 2220에서 2340포인트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조정 가능성이 높지만 저금리 기조 등 주식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급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정책리스크와 테마의 상실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친것"이라며 "다만 저금리 기조 유지 등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할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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