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코로나19, 위기만은 아냐…딥체인지 위한 기회"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0.09.22 08:41
수정 2020.09.22 08:41

임직원들에 이메일 통해 코로나19 환경 극복할 '생각의 힘' 강조

코로나19로 지친 취준생 위로와 격려 담은 영상 메시지도 유튜브에 올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를 ‘생각의 힘’으로 극복하고,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를 위한 기회로 삼을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최 회장은 22일 SK 전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서 “코로나19에서 비롯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 변화와 새로운 생태계의 등장은 피할 수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이 낯설고 거친 환경을 위기라고 단정 짓거나 굴복하지 말고 우리의 이정표였던 딥체인지에 적합한 상대로 생각하고,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변화된 환경은 우리에게 ‘생각의 힘’을 요구한다”면서, 그 사례로 “기업이 사회적 책임 이상의 공감과 감수성을 더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새로운 규칙이라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뀐 환경에 수동적으로 끌려 다니지 말고, 오히려 딥체인지를 위한 새로운 기회로 삼으라는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 것이다.


최 회장은 또 “우리는 이미 기업 경영의 새로운 원칙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축으로 하는 파이낸셜 스토리 경영을 설정하고 방법론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같은 숫자로만 우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연계된 실적, 주가, 그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꿈을 하나로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생존법”이라고 역설했다.


최회장은 지난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 방식의 ‘행복토크’를 100회 완주하는 등 대면방식으로 경영철학을 공유해 왔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바뀐 환경을 감안, 이메일이나 사내 인트라넷을 활용하고 있다.


최 회장은 추석인사로 이메일을 마무리하면서 ESG에 대한 영감을 얻길 바란다며 추석연휴 중 볼만한 다큐멘터리로 ‘플라스틱 바다(A plastic ocean)’를 추천했다. 지난 2016년 제작된 플라스틱 바다는 인류가 쉽게 소비하는 플라스틱이 생태계를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내용이다.


한편 최 회장은 전날 코로나19로 지쳐있을 취업준비생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내용의 영상을 제작해 SK 채용 유튜브 채널(SK Careers)에 올렸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환경은 오히려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희망을 잃지 말고 열정과 패기로 꿈을 이룰 것을 당부한 것이다.


최 회장은 영상에서 “SK에게도 신입사원 채용은 미래의 행복을 함께 만들어 나갈 구성원을 찾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면서 “취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계신 여러분께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우리는 과거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출발의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면서 “그래서 여러분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것이고, 여러분은 그 기회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더 큰 성장을 이루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기업 총수가 공채 응시자와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영상을 제작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취업전선에서 누구보다 힘들어하고 있을 젊은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SK그룹은 오는 25일까지 하반기 신입채용 서류를 접수중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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