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추미애 언행 변천사

나날이 쏟아져나오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자녀 '특권·반칙' 의혹이 점입가경이다. 이미 뱉어놓은 말이 있는 추 장관이 점차 코너로 몰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행한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국무위원으로서 출석한 추미애 장관을 면전에 두고 "아들 사건은 추 장관 이야기대로 '간단한 사건'인데, 왜 서울동부지검은 8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느냐"라며 "특임검사 수사를 받지 못하겠다면 (법무장관을) 사임하는 게 맞다"라며 맹공을 가했다.

면전에서 맹공을 당한 추미애 장관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애써 태연한 척 했다. 교섭단체대표연설 전에는 초조함을 감추기 위함인 듯 이미 퇴임이 확정된 옆자리의 정경두 국방장관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본회의장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주 원내대표의 연설 도중 관련 기사를 찾아보는 등 '추미애 사태'가 최대 관심거리였다.

추미애 장관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되는 사건에 대해 그동안 일체의 보고를 받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보고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당연한 소리를 한 것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검찰청법 제8조에 법무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사건 보고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맹구 같은 소리"라며 "어차피 법무장관은 개별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지 못하게 규정돼 있지 않느냐. 무개념이 이분의 매력"이라고 조소하기도 했다.

그밖에 추미애 장관이 그동안 국회에서 해온 말들이 본인에게 모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 장관은 지난 7월 27일 국회 법사위에서 서울동부지검의 수상한 인사 정황과 관련,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차관에게 질의를 하는 동안, 옆에서 "소설을 쓰시네"라고 말해 법사위를 파행시켰다.

지난달 25일에는 법사위에서 자신의 아들 휴가 미복귀 사건과 관련해 "아주 쉬운 수사"라며 "(왜 8개월째 수사가 지연되고 있는지) 나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추 장관 본인이 행한 인사와 그로 인한 수사 지연은 오히려 지금 특임검사 도입의 강력한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신이 보좌관이 아들 부대로 전화를 걸어 병가 연장을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지난 1일 예결특위에서 "보좌관에게 그런 전화를 시킨 사실이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보좌관 통화는 김남국 민주당 의원조차 마지못해 인정할 정도로, 이미 사실로 굳어져가는 분위기다.

추미애 장관 본인 뿐만 아니라 아들의 변호인단의 해명도 손발이 어지러워지고 있다.

추 장관 아들의 변호인단은 이날 "카투사인 추 장관 아들은 대한민국 육군이 아닌 주한미군의 규정을 따른다"며 "부대에 복귀하지 않은 상태에서 두 차례에 걸쳐 휴가를 연속으로 연장하고, 부대에 휴가 서류가 남아있지 않은 점도 모두 정상 절차"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방부가 이를 반박했다. 국방부는 "카투사 역시 육군의 휴가 규정을 적용받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주한 미육군 규정 600-2의 4-4 항목을 살펴보면, 주한 미 육군에 근무하는 한국 육군 요원에 대한 휴가 방침 및 절차는 한국 육군참모총장의 책임사항이며, 국군 지원단장이 관리한다"고 규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