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 "변해야 산다"… R&D 집중투자로 신약개발 나서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입력 2020.09.03 09:00
수정 2020.09.03 08:47

기존 합성의약품 수익 정체… 혁신신약·바이오의약품까지 확장

종근당 연구개발에 1500억 이상 공격적 투자

합성의약품 위주의 내수시장에 집중했던 전통제약사들이 신약 개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약 연구·개발(R&D)과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확대를 통한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붙였다.


종근당은 중장기 목표인 '바이오의약품 선두기업 도약'을 위해 연구 인력을 강화하고 신약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 매출액 13%에 해당하는 13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1500억원 이상으로 개발비를 늘릴 예정이다.


종근당의 파이프라인은 ▲바이오신약 1개(CKD-702) ▲바이오시밀러 2개(CKD-11101, CKD-701) ▲화학합성 신약 7개(CKD-504, CKD-506, CKD-508, CKD-509, CKD-510, CKD-516, CKD-581) 등이 있다. 이밖에도 고혈압, 녹내장, 알츠하이머, 당뇨 등의 개량신약도 개발 중이다.


그 중에서 주목받고 있는 후보물질 중 하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CKD-506’이다. CKD-506은 HDAC6를 억제해 염증을 감소시키고, 면역을 조절하는 T 세포의 기능을 강화해 면역 항상성을 유지하는 작용기전의 치료제다. 전임상과 임상 1상을 통해 우수한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유럽 5개국에서 류머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a상을 완료했다.


종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에도 돌입한다. 임상은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개발한 임상 프로토콜을 활용해 코로나19로 폐렴 확진을 받은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자사 나파벨탄의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 식약처에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추후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나파벨탄의 주성분인 '나파모스타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단백질 분해효소 ‘TMPRSS2’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은 전통제약사인 일동제약은 신약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동제약은 안질환 치료제 'IDB0062'와 바이오 항암제 'IDB0076', 당뇨병 치료제 'IDG16177', 녹내장치료제 'ID11901', 면역항암제 'ID11902' 등 10여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당뇨병치료제(IDG-16177)는 동물 모델에서 인슐린 분비 및 내당능 개선 효능을 확인했고, 간독성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했다. 현재 비임상 독성시험이 진행 중이며 내년 1분기에 임상1상에 대한 IND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비타민 제품 '유판씨'로 잘 알려진 79년 역사의 유유제약 역시 최근 신약 개발을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전립선 비대증 치료 복합신약과 안구건조증 치료제(YY-101)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합성의약품으로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게 업계에선 공공연한 이야기"라며 "과감하게 신약개발 투자비용을 늘리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시도하는 등 전통제약사들도 변해야 산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이은정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