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SK이노와 '배터리 소송' 국내 첫 판결서 승소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 관련 국내 법원 판결에서 승소했다. 이번 판결이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양사간 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는 없지만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배터리 소송에 대한 국내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7일 LG화학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63-3민사부(부장판사 이진화)는 이 날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낸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소송 선고기일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국내법원에 LG화학이 미국에서 낸 특허 침해 소송(2차 소송)을 취하하라는 소송으로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오는 10월 최종판결을 내릴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는 별개의 소송이다.

2차 소송은 LG화학이 지난해 9월 미국 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한 분리막 특허침해 소송을 의미한다.

법원은 소송 절차를 취하하라는 청구는 각하, 손해 배상을 하라는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소 취하 절차 이행을 구하는 청구부분은 법률상 권리보호 이익이 없다"며 "원고와 피고 사이 합의 내용에 미국 특허에 대한 부제소 의무가 포함돼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지난해 9월 미국 ITC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대해 SK이노베이션은 자사를 상대로 낸 특허침해 소송이 과거 양사가 체결한 합의를 파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분리막 특허와 관련, 양사가 지난 2014년 10년 동안 국내외에서 쟁송하지 않는다고 합의해놓고 LG화학이 이를 무단으로 파기하며 ITC에 소송을 냈으므로 소를 취하하고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며 국내서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은 소송이 제기되자 양사가 합의를 한 건 맞지만 지난해 9월 ITC에 제소한 특허는 합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반박해 왔는데 결국 이날 법원 판결은 LG화학측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LG화학은 이날 판결 이후 입장문을 통해 "법원의 이번 판결로 SK이노베이션의 제소가 정당한 권리행사가 아닌 지난해 LG화학으로부터 제소당한 미국 영업비밀침해 소송과 특허침해 소송에 대한 국면전환을 노리고 무리하게 이뤄진 억지 주장이었음이 명백히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써 현재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른 법적 분쟁에서도 SK이노베이션측 주장의 신뢰성에 상당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