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새로운 정강정책 초안 살펴보니…체질개선 확실히 했다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0.08.13 15:49
수정 2020.08.13 16:12

진보 아젠다였던 '기본소득' 전면 내세워

4차 산업혁명 대비에 중점…중도 확장성 담보

"대한민국 정치가 단 한 번도 가지 못한 길로 나아갈 것

국가공동체 발전 위함…정무적 판단·정치적 고려 없어"

김병민 미래통합당 정강정책개정특위 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정강정책특위 10대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래통합당이 13일 '기본소득'과 '4차 산업혁명' 등을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정강정책의 초안을 공개했다. 기존 보수정당이 추구했던 가치와 차별화되는 아젠다를 내세워 중도층으로의 확장성을 담보한다는 복안이다.


이날 공개된 정강정책 초안은 교육·경제·복지·노동·정치·사법·환경·사회·성평등·안보 등의 10가지 분야에서 공정과 평등, 배려의 가치를 담았다.


당 정강정책특위 위원장을 맡은 김병민 비상대책위원은 "이념과 성향 등 한 쪽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어떤 정당도 개혁하지 않은 부분을 담았다"고 강조했다.


'모두의 내일을 위한 약속'을 내건 10대 기본정책 개정안은 ▲모두에게 열린 기회의 나라 ▲미래변화를 선도하는 경제혁신 ▲약자와의 동행, 경제민주화 구현 ▲일하는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 ▲국민과 함께 하는 정치 개혁 ▲모두를 위한 사법 개혁 ▲깨끗한 지구,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내 삶이 자유로운 나라 ▲남녀 모두가 행복한 남녀평등 사회 ▲우리의 내일을 열어가는 외교·안보 등으로 구성됐다.


개정안의 첫 번째 화두인 '모두에게 열린 기회의 나라'에서 기본소득 내용을 명시했다. 통합당은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다"고 설명했다.


기본소득은 당초 진보진영이 보유하고 있던 핵심 아젠다였다. 하지만 김종인 위원장이 취임 직후부터 선제적으로 기본 소득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며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이슈를 통합당으로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정강정책의 최우선 화두로 기본소득을 배치한 것 역시 당의 스펙트럼을 넓혀 중도층을 아우를 수 있는 기반을 수립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한 통합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민적 관심이 모이고, 사회적으로 논의되는 의제를 보수정당이 우선적으로 의논하고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국민에 던져준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통합당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구시대적 관행을 타파하고 새로운 미래 트렌드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선도적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산업계의 요청이 정부에 신속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패스트트랙의 제도화, 빅데이터·인공지능·블록체인·양자컴퓨팅 기술의 사업화 지원·스타트업 및 유니콘 기업 육성 지원 등이 정강정책에 포함됐다.


정치개혁 과제에도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였다. '국회의원 4연임 금지'를 명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21대 국회의원을 모두 초선으로 규정하고, 소급 적용 없이 2032년 24대 국회부터 연임을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병민 위원장은 "국민 눈높이를 바탕으로 정치를 혁신하기 위한 방안이다"며 "대한민국 정치가 단 한 번도 가지 못한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강정책특위가 당 지도부에 보고한 개정안은 비대위와 상임전국위, 전국의의 의결을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최종안은 당명 개정과 함께 이달 말쯤 확정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이념과 진영을 떠나 국민과 국가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서슴지 않고 정강정책에 넣고자 했다"며 "정무적 판단이나 정치적 고려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말씀드린다"고 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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