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히든캐스트⑰] ‘오페라의 유령’ 제니퍼 웨스트 “앙상블, 작품 함께 만드는 일원”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07.24 13:14
수정 2020.08.07 14:29

8개월 째 접어든 월드투어, 내달 8일 서울 공연 마무리

"마스크 밖으로도 뿜어져 나오는 긍정적 반응"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온 배우 제니퍼 웨스트(Jennifer West)는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의 앙상블로 활약하고 있다. 1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케이프타운의 지역 문화단체인 ‘Eoan Group’에서 활동한 그는 아마추어 공연 그룹을 넘어 현재 프로 배우로서 월드투어의 일원이 됐다. 무대의 크기는 사실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는 “뮤지컬 작품에 함께 한다는 건 매우 기쁜 일”이라며 배우로서의 소신을 보였다.


그가 참여하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지난해 12월 부산공연부터 시작해 현재 서울 공연까지 어느덧 8개월째에 접어들었고, 내달 8일 공연을 끝으로 지역을 옮겨 대구 계명아트센터(8월 19일부터 9월 27일까지)에서 관객들은 만날 예정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탓에 세계에서 유일하게 진행 중인 이번 ‘오페라의 유령’ 공연은 배우들에게도 더 없이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무대다.


- ‘오페라의 유령’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2003년에 케이프타운에서 오디션을 보고 ‘오페라의 유령’ 무대에 처음 서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 기회가 되는 한 계속 참여하고 있어요. 이번 공연은 제가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에 참여하는 세 번째 프로덕션입니다.


- 이번 월드투어에서 맡은 캐릭터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극 중 3가지 역을 맡고 있습니다. 의상 담당자로서 주로 칼롯타를 담당하는 역할이 있고요, 칼롯타가 그녀의 비밀을 모두 털어놓는 친구 컨피던트(Confidante) 역, 그리고 공연 속에서 등장하는 모든 장면의 앙상블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 캐릭터를 그릴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모든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저는 매 순간 각각의 장면에서 제가 연기하는 역할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 집중합니다.


- 솔로이스트로 무대에 오를 때와 뮤지컬 무대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호흡하는 것의 매력이 다른지 궁금합니다.


글쎄요, 솔로이스트로서 무대에 선 다는 것은 모든 부분이 노출되고 큰 주목을 받는다는 것을 뜻해요. 항상 최고의 목 상태를 유지해야 하죠. 솔로 무대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지만, 매우 보람 있고 성취감을 주는 일이에요. 뮤지컬은 끊임없이 의상, 가발, 신발, 메이크업까지 바쁘게 바꾸어야 합니다. 여러 파트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되죠. 이것이 매일 반복되면 지칠 수도 있어요. 그래서 항상 정신을 바짝 차리고, 집중하고, 강하고, 건강해야 합니다. 하지만 관객들이 공연을 감상하며 좋은 반응을 보일 때면 매우 뿌듯합니다.


- 특별히 기억에 남는 대사, 또는 장면이 있나요?


극중극인 ‘일 무토’ 장면을 좋아합니다. 이 장면은 웃음을 주면서도 재미있는 장면이죠.


- ‘오페라의 유령’의 꾸준한 인기의 이유가 있다면요?


제 생각에 관객들은 작품 속의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캐릭터들에게 자신을 이입할 수 있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덧붙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죠.


- 해외에서의 공연과 한국에서의 공연 무대에 설 때 각 나라의 관객들의 관람 방식이나 태도 등도 다를 것 같습니다.


사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관객분들 앞에서 공연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 표정이 잘 보이지 않지만, 관객들의 긍정적인 분위기와 놀라운 반응을 느낄 수 있어요. 정말 환상적이에요!


- 무대의 어려움과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인가요?


없어요. 저는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다른 배우들의 움직임에 주의하거든요. 보람을 느낄 때는 커튼콜에서인 것 같아요. 커튼콜에서 관객분들이 호응해 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 국내외의 앙상블에 대한 인식 차이도 듣고 싶습니다.


이를테면 보컬 앙상블은 작품 속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조연 뿐만 아니라 노래를 부르는 작은 그룹인 앙상블 분들이 함께 불러주면서 음악이 더욱 풍성해지죠. 다시 말해서 앙상블들은 작품을 함께 만들어내는 일원이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코로나19라는 상황을 맞아 이번 내한공연은 더 특별한 의미로 남을 것 같습니다.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의 일원인 것이 매우 자랑스러워요. 특히 이번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 동안은 더더욱 그랬죠. 인내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어려운 시기에 믿음을 가지며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 심적인 불안감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전혀요. 모든 안전 수칙을 준수하며,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하고 가능한 한 잘 먹고 휴식을 취함으로써 저의 면역체계를 강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가족들과 오래 떨어져 있는 다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또 코로나19로 가족들이 많이 걱정을 할 것도 같습니다.


소셜미디어에 감사하고 있어요. 매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남편, 아이들, 손주들과 화상 통화를 하고 있어요.


- 배우로서의 목표가 있나요?


저는 영화, TV, 광고, 오페라, 뮤지컬, 오페레타, 오라토리오, 국제투어, 강의와 같은 다양한 매체에서 공연을 했습니다. 무대를 떠난 후 나는 보컬 코칭을 하거나, 더 많은 어린이 연극 작품을 쓰고, 어린 가수들을 프로듀싱하고 멘토를 하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보는 관객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팬들은 전 세계에서 최고이며, 팬들이 보내준 지지에 정말 감사해요. 모두가 정말 평생의 친구가 되었죠. 정말 감사합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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