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현장] 넷플릭스 '블랙미러'와 맞서다…영화·드라마 크로스오버 'SF8'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20.07.08 19:06
수정 2020.07.08 19:09

문소리·이연희·이시영 등 화려한 출연진

한국형 사이언스 픽션 'SF8'(에스에프에잇)이 8일 베일을 벗었다.


'SF8'은 MBC, 한국영화감독조합(DGK),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가 손잡고, 수필름이 제작하는 영화와 드라마의 크로스오버 프로젝트다.


DGK에 소속된 김의석, 노덕, 민규동, 안국진, 오기환, 이윤정, 장철수, 한가람 감독 등 총 8명의 감독이 참여한 프로젝트로 각각 50분 내외 러닝타임의 여덟 작품을 선보인다.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로봇, 게임, 판타지, 호러, 초능력, 재난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룬다.


총기획을 맡은 DGK 공동대표 민규동 감독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간병 로봇 이야기 '간호중'을 연출했다. 노덕 감독의 '만신'은 운세 서비스를 추격하는 인물들, 한가람 감독의 '블링크'는 인공지능 파트너를 뇌에 이식해 살인 사건 수사에 나서는 형사, 이윤정 감독의 '우주인 조안'은 미세먼지로 가득해진 세상 속 청춘들을 담았다.


김의석 감독의 '인간증명'은 아들과 결합된 안드로이드가 아들의 영혼을 죽였다고 의심하는 엄마, 장철수 감독의 '하얀까마귀'는 가상세계에 갇힌 BJ의 이야기를 그렸다.


안국진 감독의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는 지구 종말을 막기 위한 두 남녀의 로맨스, 오기환 감독의 '증강 콩깍지'는 VR앱에서 서로의 얼굴을 속이고 만난 남녀의 리얼 공감 로맨스를 담았다.


문소리·이유영·이동휘·이연희·이시영·최시원·유이·이다윗·김보라·하니(안희연)·신소율 등 출연진도 화려하다.


8일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민 감독은 "전체 제작비는 작은 상업영화 수준 한편에도 못 미친다"며 "작품당 10회차 이내 전후로 촬영을 마쳤다. 공개 시점이 정해져 있어서 급하게 달려왔다. SF 장르라서 제작진의 고충이 많았지만, 어려운 조건 속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묘한 쾌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OTT, 방송,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새 경로를 통해 공개된다. 처음 시도되는 사례다. 민 감독은 "처음 도전했을 때는 무모하다고 말리는 분이 많았다"라며 "이번 프로젝트가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영화가 기존의 유통 방식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창작자들이 새로운 영감을 받게 된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다음 시즌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SF8'은 넷플릭스 인기 SF 시리즈 '블랙미러'와 비교된다. '블랙미러'는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이야기로 많은 감독이 각자 에피소드 한 편씩을 연출한 작품이다. 민 감독은 "'블랙미러'가 준 영감은 한 50분 전후의 이야기"라며 "단편도 장편도 아닌 우리가 익숙하게 경험하지 못하는 서사 구조인 '미드폼'의 구조일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SF문학적 에너지를 영화와 결합하고 싶었다"며 "'블랙미러'는 한 사람이 같은 세계관으로 이어가는데, 'SF8'은 감독과 작가가 모두 다르다. 작품마다 각각 다른 화두를 던져서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드라마라기보다는 영화라고 생각했다"며 "국내에서 SF는 서구적인 장르로 생각해서 아직 공개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 놀이터가 달라졌으니 다른 시도들이 생겨날 것 같고, 이러한 변화가 큰 물결로 오지 않을까 싶다. SF는 시각적으로 승부하는 작품 외에 근원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도 많다. 작은 비주얼의 시도를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질적으로 다른 카테고리에 있는 SF 작품이라고 봐주셨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노덕 감독은 "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상업엉화 작업보다는 창작자의 자율성이 보장됐다"고 했다. 여러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SF8'은 오는 10일 웨이브를 통해 독점 선공개되며, MBC에서는 내달 방영된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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