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코로나19에 휘둘리는 아이돌, 작은 행동 하나에도 극명한 온도차
입력 2020.05.21 07:02
수정 2020.05.21 07:05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국민들의 피로도 극대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사망자 수가 263명에 달하고, 한차례 소강되는 듯 했지만 최근 이태원 클럽발 감염 사태로 또 다시 지역 감염자가 나오고 있어 불안감을 높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19와 관련 잘못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따르는 대가도 무겁다. 연예계라고 예외는 없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한류 스타들에게는 더욱이 엄격할 수밖에 없다.
김재중은 지난 4월 1일 SNS에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가 한 시간 뒤에 ‘만우절 거짓말’이었다고 해명해 공분을 샀다. 현 상태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 위해 적은 글이라고 해명했지만, 네티즌의 분노가 이어졌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그를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본 NHK,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BBC 등 해외 언론도 “웃을 일이 아니”라며 이 사태를 앞 다퉈 보도했고, 당시 일본에 머무르며 일정을 소화하던 김재중의 활동 대부분이 취소, 중단되기도 했다.
엄청난 팬덤을 자랑하고 있는 현역 아이돌 멤버들의 이태원 모임도 문제가 됐다. 이태원은 최근 코로나19 연쇄 감염의 진원지가 된 곳인데, 정부가 권고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방탄소년단 정국, 아스트로 차은우, 세븐틴 민규, NCT 재현이 이 곳에서 모임을 가졌다는 목격담이 쏟아졌다.
문제를 키운 건 소속사의 대처였다. 당초 인터넷상 소문으로 이 같은 내용이 떠돌자 언론은 소속사에 확인을 거쳤지만 “사생활이기 때문에 확인 불가하다”는 답을 내놓았다. 논란이 커지고 실명이 공개되자 부랴부랴 사과에 나선 모습에도 비난이 이어졌다.
현재 가요계를 주름잡고 있는 굵직한 그룹의 멤버들이기 때문에 후폭풍은 더 거셌다. 특히 이들은 앞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을 격려하는 캠페인, 기부 등에 참여하면서 깨어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사실상 정부의 권고를 어긴 것이 드러나면서 배신감을 높였다. 팬들은 이들이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의 하차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국의 문화훈장을 회수해달라’는 글까지 등장했다.
앞서 박규리도 용인시 확진자와 같은 날인 지난 2일 이태원 클럽에 방문한 것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받아야 했다. 당시 소속사는 “입장부터 나올 때까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고 했지만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는 목격담이 나오자 ‘20여초 정도 외에는’이라는 전제를 달아 대중을 속이려 했다는 의혹까지 받아야 했다. 그룹 위너 멤버 송민호도 지난 3일 강원도 양양의 한 클럽을 방문해 현장에서 깜짝 공연까지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역시 기부로 코로나19의 예방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던 바 있어, 스타들의 앞과 뒤가 다른 행동에 대중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